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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카르도 Oct 08. 2024

영원한 소울 메이트

하느님의 늘 푸른 동산 소나무 아래서.

도솔이가 곁에 없는 하루는 무참했다.


도솔이가 없는 한강을 혼자서 산책할 때면, 도솔이에 대한 나의 그리움은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도솔이의 빈자리뿐만 아니라 도솔이와 함께한 과거와 가슴앓이가 지속될 미래로까지 광역화된다.  뼛속까지 사무치는 그리움에 온종일 가슴이 시리다.

 

그러나 상실감으로 애 닳는 그리움은 결코 불행이 아니다. 가슴을 저미는 그리움은 도솔이와 내가 여전히 맞닿아 있음을, 도솔이와 내가 여전히 하나를 이루고 있음을 현현한다. 아프지만 아픈 만큼 도솔이와 나와의 보이지 않는 영적 교감은 지속되는 것이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이후에도 도솔이는 뜻밖의 시간에 뜻밖의 방식으로 나에게 매일 선물을 건넨다.

그것은 도솔이가 그리울 때마다 나도 모르게 신께 기도하게 되는 일들이다.

그리고 기도 가운데 나는 신의 섭리와 영원성을 통관한다.

영원성은 관계에서 산출된다. 사랑과 신뢰의 관계만이 소멸되지 않을 영원성을 담보한다.

서로참되게 사랑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사랑을 간직한다면 그 관계성은 영원하다.

단 하나의 사랑일지라도.




도솔이가 그리울 때마다 더 간절해지는 사후세계에서의 재회는 나에게 신의 섭리를 더 깊게 이해하려는 영적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개들도 사후에 천국에 가는가?
애당초 사후세계는 있기는 한가?     


이런 형이상학적 질문들에 나는 신은 존재한다신념을 갖고서 창조주의 섭리를 믿고, 그 믿음 가운데 도솔이와 사후세계에서 재회할 것임을 확신한다.  


형이상학적 물음에 대한 나의 신은 나의 실존적 선택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의 반론과 비판은 나의 실존과 신앙이 작동되고 있는 영성의 시공간과 그 차원을 달리한다.

그렇다. 회의주의와 신앙은 호환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 흥미롭게도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을 의과학자들이 실증적인 접근 방식으로 체계화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또한 무지개다리를 건넌 도솔이가 새로운 앎의 길로 나를 인도해 준 일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명예교수이신 정현채 교수님은 사후세계에 관한 과학적 근거들을 찾아 갈무리하고 세상에 알리는데 애쓰시는 석학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로 오랜 시간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신 <정현채 교수님>의 이력은 사후세계의 작동원리를 말하는 사람의 권위를 드높인다.     


정현채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살아있는 몸으로 죽음의 상태를 경험하는 근사체험과 죽은 이가 살아있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이른바 사후통신 After Death communication(ADC)’의 개념은 실증적으로 검증이 된 사례가 다수 있다고 한다.


실례로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인지과학연구소에서 과학적으로 검증하여 사실로 판명이 난 환생사례는 무려 3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이 연구를 이끈 장본인은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정신과 소속 짐 터커’ 교수와 이안 스티븐슨교수이다.

무당들의 진술이 아니다.      


우리가 죽고 육신이 소멸하게 되면 우리는 일정한 파동으로 진동하는 에너지체로서 존재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영혼혹은 귀신으로 이해하고 있는 개념에 관한 과학적 해석이다.     

나아가 영계(靈界)에서는 모든 것들이 파동으로서 존재하며, 같은 생각의 진동수를 가진 영혼들이 모여 하나의 영적(靈的)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전체 영계 사회는 이루어진다고 한다.    

 

같은 생각과 같은 이상을 공유하는 영혼들끼리 서로를 끌어당기고 하나의 '영적 중력장'을 형성하며 종국에는 한 지점으로 모이게 된다는 해석에 나는 무릎을 쳤다.

도솔이와 내가 재회한다는 믿음은 나의 신앙 안에서 확고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현대 정신의학의 과학적 세계관에서도 그 물적 이치에 들어맞는 사실이었다.     


도솔이가 살아있을 때 내가 도솔이에게 입버릇처럼 반복해서 전한 이야기가 있다.     

 도솔아. 나중에 도솔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게 되면, 아빠도 곧 도솔이 따라갈 거니까 꼭 다시 만나자. 그런데 아빠 생각에 하느님께서 인기가 많으셔서 하늘나라가 아마도 만원일 거 같거든. 우리 도솔이를 아빠가 못 찾으면 안 되잖아. 그렇니까 만나는 장소를 아빠가 정해줄게. 하느님의 늘 푸른 동산에서 가장 큰 소나무 바로 아래서 만나기로 하자. 알았지 도솔아?




같은 생각과 같은 이상을 품고서 죽은 이들이 각각 영적 에너지체로 변화하고, 서로를 끌어당기는 영적 중력장'을 형성한다 해석에 뛸 듯이 반갑다.


살아생전에 우리가 지향했던 선한 가치들이 영계에서 같은 진동수의 영적 파장을 가지게 되어 우리들의 영혼이 하나의 '가치-중력장' 안으로 수렴된다는 논리가 사실이라면, 나는 영적으로도 동시에 물리적으로도 도솔이와 반드시 재회할 수 있다. 


나아가 간절한 나의 염원을 담은 이 책의 집필로 도솔이와 내가 함께 모이게 될 우리들의 가치-중력장은 더 강력해 질 것이다.    

   



이미 도솔이는 하나의 영적(靈的) 파장을 지닌 에너지체로서 나보다 먼저 영계 사회로 출발했다.

도솔이는 언제나 나보다 한 걸음 앞서 걷는.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날에 나는 유쾌한 마음으로 우리 도솔이를 따를 것이다.

앞서 간 도솔이가 나를 향해 당기고 있을 우리들의 중력장 안으로.     


도솔이와 나는 밝게 빛나는 하느님의 늘 푸른 동산에 우뚝 서 있는 가장 큰 소나무 아래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제나 푸른 소나무 숲길로 나를 안내하는 사랑하는 나의 아들

도솔이는 언제나 어디서나 내 삶의 빛나는 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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