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레이더

본능의 뇌, 3F반응

by 구뜨마망



조금 큰 목소리,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같은

이런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자극부터

옷매무새를 고쳐주려 내민

도움의 손길조차

아이에게는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 순간 아이의 마음은 움찔하며 방어 태세를 갖추고,

때로는 “왜 때려?”라는 항변과 함께

공격적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상황이,

누구에게는 경고음을 울리게 하는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이마다 다른 신경계의 민감함과,

세상을 받아들이는 고유한 방식에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3F 반응

Fight, Flight, Freeze라고 부른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버리는 생존 본능.

이 시스템은 실제 생존 위기뿐 아니라
정서적 위협에도 똑같이 작동한다.

특히 민감한 아이들일수록

기질적으로 감각 수용의 문턱이 낮아,

비교적 안전한 상황에서도
위험하다는 경고음이

무의식적으로 울릴 수 있다.

중요한 건,

아이의 신경계는 그 순간

진짜로 위험하다고 감지하는 중이라는 것과

일단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면

혼자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경험은 유전자에 새겨진다.

위험을 자주 감지하며 살아야 했던 아이의 신경계는

안전한 순간에도 빠르게 경계 태세를 갖추는 방식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서양난이

꽃이 피지 않은 동안엔 그냥 잔디처럼 보일때에도

언젠가 꽃을 피울 거라 믿어주는 수용적인 환경.

그 안에서 아이의 신경계는 다시 숨을 고르고

본능적인 반응이 아닌,

스스로의 속도에 맞춰 연습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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