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 감격스럽다_

너는 나이고 나의 보호자이며 서원이야

by 꽃마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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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사랑아, 그동안 살면서,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하고 싶은 말 못 하고, 먹고 싶은 거 있어도 양보하고, 싸우는 게 싫으니까 참아 넘기고, 마음속으로는 싫으면서 싫다고 말 못 하고 내가 슬픈지, 기분이 나쁜지, 마음에 쌓아두기만 하고, 내 존재에 대해서도 믿음이 없이 표현하지 않고 사느라 많이 답답했지.
난 착한 사람이 여야 하고, 그런 존재로 불러지길 바랬고, 그 반응에 민감해지고,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느라 그 또한 힘들었지. 네 감정 무시하고, 감싸주기는 커녕, 비난하고 학대하면서, 나 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였던 나. 그러면서 감정들도 무뎌진 것 같아. 나는 내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어.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싫었어. 다른 사람이 내 특별함을 알아줄 때만 행복했어.

꽁꽁 숨겨두고, 덮어두고, 모르는 척 무시해온 그 목소리. 40년 동안 난 네가 있는지도 몰랐어. 자주 들리는 비난과 자책으로 작아진 너를 더 작아지게 했지. 어느 날 네가 말했지.

“괜찮아, 많이 힘들었지”

네 첫마디에 나는 울고 말았어. 그동안 모르는 척해서 미안해. 어떤 비난에도 나는 널 믿고 따라가야 한다는 걸. 어떤 비난과 걱정에서도 나는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게 신의 답이며, 내가 이곳에 존재하고 살아가는 이유일 거야.


너는 나이고, 나의 보호자이고, 서원이야. 넌 있는 그대로 완벽해. 네 몸은 너의 일부이고, 사랑의 반영이야. 나라서 고마워.

가끔 자책하는 마음이 올라오긴 하지만, 그런 마음조차도 들여다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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