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샌디에이고
※ 알림: 이 글은 허구이며, 등장인물과 사건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나 그냥 집에 가봐야겠어.” 앤워에게서 떨어지며 내가 말했다.
“애들한테 말도 안 하고?” 앤워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눈빛도 나에게 말을 거는 듯했다.
“훌리오한테 메시지 보내면 걔가 애들한테 이야기하겠지. 난 갈게.”
“내가 데려다줄게. 이 늦은 시간에 어떻게 혼자 걸어가!”
우리 둘은 내 기숙사를 향해 같이 걷기 시작했다. 앤워는 당연하다는 듯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앤워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사우디에서는 서로 남인 남자랑 여자가 같이 있을 수 없다고 했잖아.”
“아, 그 얘기 기억하는구나? 응, 맞아. 여자는 남자 형제랑 항상 동행해야 하고 이성인 남녀가 둘이 따로 같이 있는 건 가족이 아니면 불가능하지.”
“그럼 넌 연애 한 번도 안 해봤어?”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게 궁금했던 거네. 난 연애를 몇 번 해봤어.”
“어떻게?” 나는 한발 더 다가가며 물었다.
“그건 비밀이야. 알려줄 수 없어.” 앤워가 장난기 있는 교정기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잡고 있던 손을 앞뒤로 조금 흔들기도 했고 살짝 팔짱을 끼기도 하며 나의 기숙사까지 걸어갔다.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지만 생각 한편엔 브라이언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을 그가 오히려 내 쪽에서 원망스러웠다. 우리 관계를 정의해주기만 했더라면 내가 이렇게 행동할 이유는 없었을 텐데. 합리화가 끝날 때쯤 기숙사 건물에 도착했다.
“여기가 내가 사는 곳이야. 데려다줘서 고마워! 내일 보자.” 나는 앤워의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방에 들어왔을 땐 세명의 룸메이트는 잠을 자고 있었다. 방에는 이층 침대 두 개가 들어있어 4명이 쓸 수 있었고 주방과 화장실도 딸린 꽤 큰 방이었다. 비록 나 혼자 쓰는 방은 아니었지만 층고가 높고 큰 창문으로 햇살이 잔뜩 들어오는 이 방을 나는 사랑했다. 룸메이트들은 브라질인 두 명과 독일인 한 명이었는데 젊은 브라질 룸메이트와 독일인 룸메이트는 한 번 싸운 뒤로는 서로 아는 척도 일절 안 하게 된 상태였다.
침대에 누우니 생각이 몰려왔다. 그날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보았다. 브라이언에게 화가 나 친구인 앤워와 키스한 일이 하이라이트였다. 앤워를 이용한 것 같아 미안했다. 내 마음은 여전히 브라이언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전 연애는 이런 지지부진한 지연 없이 전 남자친구의 적극적인 대시로 이어졌기 때문에 이렇게 모호한 관계가 나는 더욱 불편하게 느껴졌다. 눈꺼풀이 조금씩 감겨왔고 알람이 울릴 때쯤에는 거의 잠을 못 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벌써 아침 7시였다.
‘굿모닝 샌디에이고!’ 브라이언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하하. 굿모닝! 웬일이에요? 아침부터 문자를 다 하고?’ 나는 아직도 심통이 난 채로 답장했다.
‘오늘 수업 끝나고 뭐 해요?’ 아랑 곳 않고 브라이언이 물었다.
‘그냥 별 거 없어요. 왜요?’
‘가스램프 쿼터에 있는 태국 식당 갈래요? 거기에 드렁큰 타이라는 팟타이가 있는데 진짜 맛있대요.’
‘나 어제 다른 남자랑 키스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