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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 Apr 19. 2024

줄줄이 사탕

상담받은 얘기 23.4




































































































































































그 땐 마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장기기억의 방' 같은 곳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물론 저렇게 잘 정리되어있지 않아 '기억의 쓰레기장'에 더 가까웠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이런 묘사에 찰떡처럼 들어맞는, '줄줄이 사탕'이라는 말이 새삼 재밌게 다가온다.





장기 기억의 방 / 기억의 쓰레기장










그러나 늘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오래 전 기억이 처음부터 자극되고 떠오르는 건 아니었다.

이건 이렇게까지 언어화하고 자연스럽게 기억해낼 수 있을 때까지의 긴긴 기다림이 있었기에(=모르고 있었던 시간이 충분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


또한 어떤 기억은 아주 운 좋게(?) 깨어나지만, 또 어떤 것들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단순히 또 '왜?' '그렇게 된 데에는 분명히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로만 접근하기에는 너무 야박하다. 그러기에는 언어를 배우기 이전의 수많은 기억은 또 어떡할 것인가의 문제에 부딪히게 되며(언어화=기호화 및 상징화 능력/ 이므로 언어를 배우기 이전 사건은 뚜렷하게 기억해내기 어려움) 그렇게되면 내가 언어화해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은 기억이라고 할 수 없나? - 난 그렇다고 보지 않기 때무네... 핵심 기억은 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무력한 존재였던 시절 새겨진 어떤 것이라 보기 때무네...

그리고 그러면? 더 나아가 그 언어 이전의 기억은 누구 탓인 걸까. 기질 탓인가? 양육 탓인가? 아니면? 엄마 뱃속에서 엄마도 나도 모르는 어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그러면 그 이전에는? 그 이전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운명이니 팔자니 카르마니 하는 말들이 나오는 거 아닐지)


따라서 왜? 라는 질문에- '아마도 그건 어쩌구 탓이야' 라고 돌리기에 늘 문제는 애매해진다는 것.


그러니 어떤 마음도, 어떤 상황이나 사건도, 내탓 너탓 뭐탓을 가리기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말할 수 밖에.

그러니 늘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어렵다, 마음은 언어 이상으로 훨씬 크고 넓고 광활하다고 말할 수 밖에.....


오늘은 나도 내가 뭔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튼 내 상담 선생님께서 왜, 늘 그렇게 별 말 없으셨던 것인지, 상담을 해나갈수록 그 의중을 조금씩 더 헤아리게 된다.

여튼 뭐가 뭐든지간에 실체를 알고자 하는 마음, 그 자체와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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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무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과거 기억의 구슬들

끝으로 갈수록 짙어지는 처음

애매한 어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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