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쓰기의 효과

그 어떤 약보다 효과적인 약

by 클로이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은 재작년이었다


작가가 되자마자 글을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고 바빠서 글을 쓸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도, 코로나가 터지고 난 후,

정말 정신이 없어서 브런치 글쓰기는 내 머릿속의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다.


돌아보면 2019년, 2020년은 최근 가장 마음이 힘든 해였다.

마음이 힘들어서 글을 쓸 여유가 전혀 없었다.

내 마음은 꽉 찬 창고처럼 아픔과 스트레스로 가득 차 아무것도 비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올해는, 지금까지 총 23편의 글을 물 흐르듯이 써내려 나갔다.

글을 쓰는 데에는 그 어떤 목적도 없었다. 그냥 내 마음이 쏟아져 나왔다.

창고정리를 하듯이 쓰고 또 썼다.


원래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이렇게 나의 공간에서 솔직하게 쓴 것은 처음이다.

글을 쓰기 전에 딱히 주제를 구상하거나 개요를 짜는 것은 아니다.

키보드에 손을 대면 저절로 쏟아져 나왔다.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더 잘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난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누구에게도 나 스스로에게도 표현을 잘 안 해서 잘 알고 있던 것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브런치를 하면서 알게 된 여러 작가님들의 이야기도 나에게는 무척 감동적이었다. 비록 인터넷 상의 만남이지만 덧글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것도 나에게는 진실되게 느껴졌고 나도 진심이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더 솔직할 때가 있는 것처럼, 브런치에서는 뭐든지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세상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세계가 뚜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보통은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거리감을 느꼈는지도 생각이 났다.


나는 어딜 가든 인기가 많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지만, 내 속내를 잘 드러내지는 않는다. 드러내도,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항상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변에도 의지를 하거나 내 경험을 공유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터놓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항상 고독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주제들이 별로 와닿지 않아서 보통 사람들에게도 크게 관심이 없고 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었다.



나는 결국에는 내 이야기를 할 곳이 필요했던 것 같다. 사람들과 조금 다르게, 힘들게 살아온 나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공간이. 나를 표현할 공간이... 그리고 마음에 점점 숨통이 트이는 것이 조금씩 느껴진다. 그동안 어설프게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더 채우려고 시도했던 가식적인 시도들(영양가 없는 만남들, 무의미한 노력들)이 우습다.

채워지면 비우고, 비워지면 또 채우듯이. 지금은 비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다시 채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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