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반려 감정'은 무엇인가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함께 가는 법

by 클로이

반려인(동반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요즘에는 '반려(伴侶:짝이 되는 동무)'라는 말이 유행인 것 같다. '나 혼자 산다', '1인 가구' 등의 키워드가 유행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만큼 독립성과 함께 고독감이 자랐나 보다.(모든 것은 짝이 있지 않은가?) 그러한 대중들의 심리가 모두가 공감하는 '트렌드'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짝이 되는 사람, 동물, 식물, 물건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은데, 우리 자신과 24시간 내내 함께하는 나 자신의 '감정'에는 둔한 것 같다. 그래서 몸이 아픈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유독 더 힘들다. 나의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사다가, 이미 마음이 병이 들면 그때서야 알게 되기 때문이고, 우리 사회는 경쟁적이고 사람을 몰고(?) 가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감정 관리에 대한 정보가 많지도 않다. 또한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크게 높은 편은 아니라 내가 병이 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고 평생 일관된 감정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타고나기를 천성이 유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웃어넘기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대부분 안정된 유년시절을 거쳤다),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일어나는 일들에 울고, 웃으며 살아가고, 특히 힘든 일이 생기면 그 감정에 푹 빠져들어 나오는 것이 힘들다.


내가 그렇게 살아와서 매우 잘 안다.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사건들이 내 마음에 상처와 그늘을 만들어냈고, 29년 평생을 그것에 '저항'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인정받지 못한 수많은 감정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내가 예상하지 못할 때에 불쑥불쑥 올라왔다. 하루에도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나 우울해지거나, 미래에 대해 확신할 수 없거나, 나 자신에 대해 의심하게 되거나......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처음에는 나의 '적'으로 삼아왔다. 언젠가부터, 나의 숨겨진 감정들이 나를 주눅 들게 한 것 같다고 느꼈다. (겉으로는 밝아 보이지만, 그것이 더 무서운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것들이 점점 심해지면 우울증이 되는 것이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에 내가 동화가 되어 감정이 내 의식 전반을 지배하는 상태.


그러나, 올해 초부터 브런치 글쓰기를 하면서(그전부터 꾸준히 마음공부를 한 것이 초석이었지만... 특히 지난 2년은 얼마나 힘들었는가? 지금도 마음공부를 하고 있고 더 깊게 파고들 예정이다) 나는 나의 감정과 지나온 과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일단 글을 쓰려면, 자기 자신을 3자처럼 보게 될 수밖에 없고 '메타인지'를 발휘하여야 한다. 그것이 글쓰기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나 자신의 감정을 '사물화'하여 볼 수 있다는 점.


감정을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겪고 있는 어떤 '경험'이라고 느끼게 하는 수단,
그것이 글쓰기이다.


쉽게 설명하면, 인생은 게임이고, 나는 게임 캐릭터, 내가 겪는 경험이나 감정은 어떤 게임의 '이동 경로'다. '인생이라는 퀘스트'를 깨기 위해 통과해나가야 하는 어떤 구간, 그 경험이 최악의 경험이라도 나라는 게임 캐릭터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애초에 게임을 만들 때 메이커(?)가 여러 구간을 설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그때 그 감정은 나라는 캐릭터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것이고, 겪지 않으면 성장할 수가 없다. 겪지 않으면, 그 단계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 내가 해야 할 것은 '체험'뿐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인생이라는 게임은 내가 '행복과 평화'라고(혹은 본인이 원하는 무엇이든지) 목표를 설정해두면 과정과 레벨 난이도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뿐, 돌아보면 무슨 경험이든 이유가 있고 목표에는 도달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은 맞다. 다만 원하는 방식이 아닐 뿐.


이러한 인생을 유기체적으로 보는 관점을 가지면, 지금 당장 겪고 있는 감정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겪고 있든지 그것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나의 성장을 위해 찾아와 준 값진 기회이기 때문이다.


배척하는것이 아닌 오히려 '반려(나의 동무)'로 삼고 지지해주어야 한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러나 지금 나의 감정을 부정한다는 것은, 저항이 되고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슬프면 슬픈 대로 인정하고 두려우면 두려운 대로 인정하고, 행복한 것은 또 행복한대로 인정해야 한다. 한쪽에만 집착하면, 다른 한쪽이 커진다. 보통은 행복에만 집착을 하여, 불행이 오히려 더욱 커진다.


이렇게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수용하는 것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감정관리법이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살아온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특히 한국사람들은 '참고 인내하고 예의를 지키고 눈치를 보는 것은 잘하지만', '자신을 수용하는 점'에서는 서툴다. 그런 점에서 당신이 감정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재산이다. 스스로 할 수 없어도 지금부터 배우면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은 꽤 높지만(솔직히 무인도에 떨어져도 어떻게든 살 것 같다, 혼자서 헤쳐온 삶이 큰 자신감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사람에 대한 상처가 크다.


나의 반려 감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1. 두려움, 사람에게 또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마음. 사람에 대한 지긋지긋함과 혐오스러움, 솔직히 이제는 갈 데까지 갔다는 느낌. 지쳐버림.
2. 그러면서도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어 혼자서 살아나가야 한다는 외로움과 고독감. 인생이 다 이런것인가하는 허무주의.


이러한 두려움과 고독감이라는 양가감정이 있는데, 1번이 조금 더 크고,

이 두려움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변화를 겪어야 할 것이다.


(단언하건대, 좋은 일만 일어나진 않을 것이다, '사람이 싫다'라는 감정을 해소하려면 싫은 사람을 계속 겪어내야 해소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 고생을 겪은 것이고.)


그런데, 이제는 너무 두렵지는 않다.


올 테면 와봐라, 하는 마음도 생겼다. 냐하면 어떠한 일이 일어나든,

순간 내가 그 감정에 매몰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수용하고 지지하고

동시에 천천히 벗어나는 순간, 변화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는 글쓰기와 함께 실히 단단해지고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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