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르쯔 Aug 11. 2021

나도 몰랐던 숨은 마음 찾기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모순'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모순은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저는 그 일에 대해서 그다지 화가 나지 않아요'라고 이야기하며 표정은 화가 나있다던지, '나는 외로워서가 아니라 고양이가 좋은 거야' 라며 자취방에서 4마리의 고양이를 키운다던지(물론 진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다), 혹은 정말로 자신의 모순된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말과 행동을 반대로 하는 경우들이 있다. 



 실제로 나는 상담에 대해서 강의할 때, 모순을 관찰하고 파고들 수 있는 방법들을 강조한다. 대부분은 프로이트가 창안해낸 정신분석 기법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모순을 발견하는 것은 방어기제 뒤에 있는 '어떤 마음'을 발견하는 것과 비슷하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방어기제는 마음을 보호하는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을 숨기거나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은 수많은 방어기제들 중 1가지 정도만 사용한다고 알고 있지만 우리는 실제로는 여러 개의 방어기제를 동시다발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나'의 모순된 행동, 말, 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은 상담사들도 제법 노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어설프게 심리학이나 상담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과정 속에서 일종의 '왜곡'을 만들어낸다(한동안 핫했던 '가스라이팅'이 이러한 부류인데, 가스라이팅에 대해서는 차후에 이야기하자). 정말 뛰어난 통찰력으로 자신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해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실패하고 합리화로 빠지기 마련이다.


 당신은 한 번쯤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아차려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말이 쉽지, 내 진짜 마음을 아는 것은 상담을 받더라도 쉽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꺼내고 싶지 않아, 여러 개의 문을 만들어 놓았을 수도 있고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마음 한 구석에 던져놓고 일부러 잊었을 수도 있다. 이 진짜 마음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심지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함부로 마음의 문을 열었다가는 우울로 갈 수도 있다. 항상 마음에 대한 우리의 직면은 준비가 되었을 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모순들을 발견해야 하는 이유는, 이 모순이 마음 밑바닥에 자리를 잡고 평생 동안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무언가가 나를 조종하는 느낌이 든다. 분명히 머리로는 '이건 아닌데'라는 걸 알고 있지만 도무지 고쳐지지가 않는다. 마음은 나무와 비슷해서 아무리 문제의 가지를 쳐내도 본질적인 뿌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반복된다. 


 그래서 우리는 사소한 것부터 발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 스스로를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말, 행동, 사고들의 모순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점점 모순 뒤에 숨어있는 내 진짜 마음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아가 이러한 모순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게 되면 마음을 조절할 수 있다.



항상 마음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전 04화 자존감과 가스라이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