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출판 기획서

by 우수진

출판 기획서 또한 다른 일머리를 요구한다. 글을 쓸 때는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고 털어놓고, 진정성을 담아내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출판 기획서를 쓸 때는 또 다른 자기가 돼야 한다. 내 책이 무슨 이유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 구매로 까지 이어져서 당신이 내 책을 내는데 돈과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도 적어도 망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망하기는커녕, 내 책 한 권 잘 키워서 완전히 성공할 수도 있다는 환상을 출판사가 가지도록 자극해야 한다.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 출간제의 드립니다. 심리/자기 개발서/우울증/위로/철학


30대 철학과 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삶과 인간의 본질

이 책은 사적인 이야기와 생각으로 전개되지만 그 뒤를 철학적인 사유가 뒷받침하고 있다. 가볍고 쉬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전문가 집단만이 아는 어려운 언어로 포장하여 어떤 이도 소외시키지 않는다. 철학을 공부하다 보면 정말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질 때가 많다. 결국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나면 왜 이렇게 어렵게 썼지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독성이 좋은 글을 쓰려고 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가감 없고, 단순한 비유로 풀어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맞아, 나도 그랬었어.’ 혹은 ‘나도 그렇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그러나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 깨닫게 한다. 나는 없애버리고 싶을 때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선으로만 그려낸 단정한 여자의 얼굴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 함께 실린 표지를 보면 이 책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장 까지 가있다. 긍정적이고 그럴싸한 품위 있는 존재를 인간의 본성이라고 본다면, 이 책의 모든 사람은 낙오자가 된다. 인간은 부정확한 정신세계를 가진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니 모두들 자기를 의심하고 인생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어두운 면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이 원래 그렇게 자기 확신이 늘 부족하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존재다. 그러면 나는 정상이고, 그게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나는 가벼워질 수 있다.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2000년대 초에는 물건을 통한 집단적 정체성이 중시되고, 사람들은 그 안에 어떻게든 편입하려고 했다. 명품족이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내가 과시할 수 있는 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명품을 은근슬쩍 자신의 인스타 사진에 끼워 넣어 자기를 과시하는 인간을 사람들은 경멸한다. 이제는 우습게 본다. ‘과시’에서 ‘가치’로 소비기호는 변화했다. 남에게 보이기보다는 스스로의 경험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소비형태가 주도한다. 외제차나 고가품 브랜드 의류나 핸드백에 큰돈을 쓰지 않으며, 대신 작은 규모라도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 예전에는 비싼 브랜드를 입었다는 것을 과시하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자신만의 색깔로 어울리게 코디했느냐를 더 높이 산다.

이제 소비자들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프랑스 ‘오캄’ :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요하게 삶을 즐기는 모습

스웨덴 ‘라곰’ : 창가에 허브를 키우며 소박하게 공간을 채워나가는 삶의 방식

덴마크 ‘휘게’ : 따뜻한 스웨터를 입고 장작불 옆에서 핫 초콜릿을 마시는 기분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 위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by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소비에 딱 들어맞는다.


책의 콘셉트

150-200page 정도 되는 양장본 책. (보통 출판되는 책의 1/3 분량)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와 같은 형식을 취함 : 짧은 이야기가 한 줄로 죽 이어지는 느낌으로 서술하였음.

이야기가 긴 것은 길고, 짧은 것은 짧음.

전달하고자 하는 하나의 핵심은 있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서술하였음.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래도 즐겁게 살고 싶다] 형식의 에세이

무심하게 카페 테이블에 두는 책

인스타그램 사진의 배경이 되는 책

침대 옆 간이 테이블 위를 장식하는 책

표지 자체로 예술작품인 책


예상 집필 완료 시점 : 6월 30일

저자 연락처

우수진

휴대전화 번호: -

이메일 주소: -


다른 도서와 비교

(1)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현대인들은 사는 게 지긋지긋하고 피곤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욕망이 내려놓아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지만, 강도를 만나면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 것이다. 물에 빠지면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칠 것이다. 이처럼 상처투성이에 혹은 지겨운 일상에 지쳤지만 그래서 죽고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식욕은 있는 상태를 잘 나타낸 책 제목으로 시선을 끈다. 또, 저자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한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옮겼기에, 말을 그대로 옮겨, 읽기에 좋다. 저자의 상담 속 고민은 보통 사람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며, 정신과 의사의 다독임은 독자들에게도 ‘너는 괜찮은 사람이다. 그건 정상이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에 대해서 궁금했는데, 그게 뭔지 혹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전체를 다 볼 수 있어서 궁금증도 해결된다.


(2)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저자가 저술한 내용과 관련해 그 분야의 전문가나 권위자가 아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고민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제목으로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그동안 열심히 살라는 말을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살다 보니 과연 이게 옳은 건지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워라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에 적합했다. 이 책은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책이다. 열심히 사는 게 디폴트 값인 사회인데, 열심히 살 뻔했는데, 그러면 어쩔 뻔했냐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열심히 살지 말라고 말하는 책이다.

[나를 없애버리고 싶을 때]는 ‘떡볶이’와 ‘하마터면’의 중간쯤이다. 떡볶이의 저자가 조금은 자조적이고 어둡고 침침한 목소리로 말하고 ‘하마터면’의 저자가 밝고 경쾌하며 일견 단순해 보일지도 모르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나는 사유하는 목소리에서 시작해 단단하게 결론을 내는 쪽으로 이동한다. ‘인생을 가볍게 살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라는 메시지는 동일하지만, 내 책은 철학과 수업에 제출하는 리포트와 같다. 교수님이 이러이러한 복잡하고 꼬인 말들을 이해한 다음에 너의 것으로 소화하고 너만의 예시를 가져오라고 요구한 것에 대한 응답 같은 리포트다. 철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영감이 오는 주제들에 대해서 마구 서술하였다.

keyword
이전 03화내가 무슨 작가씩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