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 보면 내가 속병 난다.
싹퉁 머리란 예의를 차리고 남의 말을 잘 듣는 성질을 낮잡아(사람을 만만히 여기고 함부로 낮추어 대하다) 이르는 말-네이버 어학사전. 상대를 만만히 보고 낮추어 대하는 사람을 맞닥뜨리게 되면 참아야 되는 걸까. 참으면 참을수록 상대는 당신을 더 낮추게 되어 당신이 속병이 난다. 무조건 참는 것과 지혜롭게 참고 행동하는 것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 참는다는 건 있는 상태의 그대로에서 참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지혜로운 행동의 참는다는 것은 변화할 수 있는 행동을 지혜롭게 참는 행동이다. 무작정 참기만 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면 답답함을 느끼는 화병이 생긴다. 지혜로운 행동은 어떻게 표현해야 달라지는지를 생각하고 행동한다. 서운한 말을 들어서 가슴에 가시처럼 박혀버릴 때 지혜롭게 행동하는 사람은 말한 사람에게 자신의 아픔을 보여준다.
2018년 추석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가 쓴 칼럼은 오차원스럽게 답을 한다. 기존의. 칼럼에서 볼 수 없는 엉뚱함으로 상대의 입을 막는다. 칼럼은 <“추석이란 무엇인가”되물어라>이다. 이 글로 인해서 김영민 교수는 ‘칼럼계의 샛별’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명절에 친척들은 일 년에 한, 두 번 보는데 무례한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다. 질문에 대답을 김영민 교수는 산뜻하고 신박한 답변을 제시했다. 칼럼에 환호하게 된 이유에는 그동안 속앓이만 하던 사람들에 속이 ‘뻥’ 뚫리는 엉뚱한 대답을 제시했기 때문에 환호한다.
당숙이 “너 언제 취직할 거니”라고 물으면, “곧 하겠죠, 뭐”라고 얼버무리지 말고 “당숙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추석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김영민 교수의 칼럼에서 통쾌한 반사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법을 제시한다. 버릇없는 말대답이라고 정색을 하시는 친척분들이 계실 것이다. 하지만 무례한 질문을 하는 친척이 사실은 개념이 없는 거다. 듣기 싫고 들었을 때 아플 거라는 거 알면서도 질문하는 친척들이 의외로 많다. 질문할 때 정색을 하고서 덤비면, 사회성 없다는 핀잔을 준다. 그냥 참고서 명절을 보내면 밤에 잠이 안 와서 불면증이 올 정도로 분하다. 자신이 돌을 던진다고 생각 안 하고, 걱정이 돼서 한 말이라고 합리화를 한다.
배려 없는 질문으로 공격을 하는 상대를 ‘겉돌게’ 만들어 버리자. 싸워서 이기는 것이 때로는 필요하지만 그런 방법이 아닌 엉뚱하게 대답하면 상대는 어이없어하면서 멈춘다. 한국사람들에게 많은 병중에 유독 여성들에게 화병이 많다. 화병의 내면을 보면 가정은 화목해야 되며 여자는 내조를 잘해야 된다는 교육을 받는다. 여자가 시집을 가면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 년으로 살아야 된다고 했다. 여자들은 가정 안에서 항상 배려하고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이었다.. 화목한 가정을 위한 오래 참음을 무언에 강요를 받고 자랐다. 하지만 가정 안에서 희생하는 주부는 행복할 수도 있지만 너무 참으면 마음이 언젠가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한 사람이 참고 희생하는 가정 안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억지로 참고 사는 부부 중에 요즘 말로 ‘쇼윈도 부부’가 많아졌다. 현승 씨는 집안 제사만 있으면 부인의 눈치를 보게 된다. 시댁과 불화가 있어서 대소사에 참석을 아예 안 하기로 한 부인이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대소사에 참석하면 불편한 티를 팍팍 내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현승 씨는 좌불안석이 된다. 억지로 집안 행사 참석하고 오면 차 안에서 싸우기 일쑤다. 그렇게 싸우다 보니 서로 차라리 각자 집 행사는 각자 챙기고 참석하기로 한다. 하지만 올해는 부모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부인에게 부탁을 한다.
현승: ‘이번에 아버지 제사인데, 당신 이번에도 안 갈 거야, 엄마가 왔으면 하는데.’
부인: ‘어머님은 보고 싶은데, 시누이들 보는 순간 너무 화가 나서 미칠 거 같아, 나를 천하에 불효하는 며느리로 만들어 놓고, 자기들끼리 놀고 있으면서 "올케 이거 먹고 싶은데 가능할까" 이러면서 나만 일 시키고, 당신 가는 거 뭐라고 안 할게 대신 나한테 강요하지 마.’
현승: '누나들도 많이 변했어, 당신이 왔으면 하는데, 이번 한번 가보고 또 그런 상황이면 다시는 말 안 할게. 부모님이 당신 보고 싶어 하셔서 그래'
부인:(무심하게 대답을 한다.) 생각해 볼게.
시댁 식구와의 갈등을 무대응으로 참기 시작하면 반응 없는 며느리에게 더욱 함부로 대한다. 참기만 하면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부딪쳐서 서로 덜 상처 받는 방법을 생각하자. 부딪치면 싸움으로 번질까 봐서 자꾸 피하게 되면 더 깊은 상처가 생겨서 돌이킬 수가 없는 상태가 된다. 서로 기대하지 말고 너무 가까워지려는 욕심을 버리면 한 발짝 뒤에서 보게 된다. 안 좋은 기억을 지우려고만 하지 말고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서로를 인정하고 조금씩 떨어져서 생각하고 무조건 참는 것보다 표현을 하되 상대방을 조금은 이해를 해보자.
직장에서 업무 문제를 미리 알려주지 않고, 상사가 있을 때 혼내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부족한 부분을 꼭 그렇게 상사에게 고자질하듯이 해야 되는 건지 화가 난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주변 사람을 깍아내리면서 저렇게 해야만 하나 하는 서운함이 생긴다. 자기밖에 모르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은 눈곱만치도 생각 안 하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본인이 다 생각해낸 것도 아닌데 마치 본인이 생각한 것처럼 상사에게 보고한다. 이런 부류 사람들은 직장 내에서 흔하게 있다. 본인이 쓰지 않고 부하 직원에게 맡기고서 직원이 초안을 보내면 지적질만 하는 상사는 눈꼴사납다.
상사: (회의 시작 전 그제야 컴퓨터에 기획서를 본다)‘지희 씨 왜 이렇게 기획서가 오타도 많고 자료 배치도 엉망이고 중요한 내용이 없네'.
지희: ‘부장님, 초안 보내드릴 때 수정할 부분 알려달라고 보내드렸는데 아무 말 없으셨어요'.
상사: ‘수정 씨, 이렇게 수정할 부분이 많은데 어떻게 그걸 일일이 말해줘야 되는 건데’.
지희: ‘초안 보내드렸을 때 전체 다시 하라고 알려주셨으면 다시 해서 보내드렸을 텐데요...
상사: ‘지희 씨, 말 이상하게 하네. 잘못한 건 지희 씨인데 내가 알려주지 않아서 잘못한 거야, 기획안 초안을 어떻게 이렇게 못하지, 이렇게 해 놓고 수정할 부분 안 알려준 내가 잘못 한 건가.(고개를 들지 못하는 지희 씨를 보며)’
주변에서 당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칭찬을 하는 사람은 견제해야 된다. ‘언니는 정말 대단하세요’라는 동네 지인분이 칭찬을 들었다. 며칠 후 칭찬하던 지인분이 당신의 흉을 보고 다닌다는 말을 듣게 된다. ‘며칠 전까지 칭찬하더니 이건 무슨 경우지 “하고 상처를 받는다.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어이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머리가 하얘진다. 그럴 때는 문자로 진위여부를 묻고 그래도 안 되겠으면 전화해서 차분하게 물어보자. 상대의 말과 행동에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은 납득을 하면 된다. 무례한 말과 행동을 하는 상대의 칭찬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말자.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기대도 하게 되므로 기대에 어긋날 때 상처가 된다.
눈치 없는 질문과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인해 기분이 나쁘면 참지 말아야 한다. 프리드리 니체는 말한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참으면 좋은 시대도 아니고 참기만 하면 서로 알지 못하는 게 마음이다. 눈치 없는 사람의 행동과 말이 바뀌지 않는 상황을 억지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자. 안 되는 일에 억지로 애쓰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 무례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 무례한 말을 허용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기회를 주게 되는 것이다. 무례한 행동, 말로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찌르도록 절대로 내버려 두지 말자
싹퉁 머리 없는 사람에게 참으면 이길까, 참다 보면 내가 병난다. 남을 밑으로 내리고 싶어서 안달하는 사람은 본인이 밑이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다.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참아주면 변할 거라고 기대하면 계속 도도리 표를 걷는 거다. 싹퉁머리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항상 자기의 말이 우위에 있어야 된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상대에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므로 반은 포기하는 심정으로 ‘니 맘대로 말해라’하고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상대는 신이 나서 계속 싹퉁머리 없는 행동과 말을 하는 사람은 서서히 멀어지는 연습을 하자. 하지만 멀리 하기가 힘들면 전화든 문자든 상대를 하지 말자. 당신이 병나면 누가 손해가 가장 큰지 생각하면 답은 하나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