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구나 난 아직도
새벽에 귀한 손님이 오셨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데
주변이 밝다.
분명히 아직 흐릿하게 어둠이 남아있는 시간인데
뭐지?
우와, 눈
올해 첫눈이 내렸다.
모든 세상을 깨끗하게
다시 그림을 시작하라고 하는 듯
그렇게 눈이 우리에게 왔다.
설레는 첫눈!
눈이 오면 아이들은 설레고
어른들은 걱정이라는데
난 설렌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찾아서
발자국만으로 꽃을 만든다.
ㅎㅎㅎ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다시 옆으로
그림을 그린다.
손으로도 그려보지만 이내
후회가 된다.
시럽다. 손이
다시 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
옆에서 어느덧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린다.
눈썰매를 끄는 아빠
눈썰매를 타는 아이
두 웃음이
아파트의 빈 공간을 만나 울린다.
일 년 만에 보는 눈
그것도 첫눈이
이렇게 소복이 내려 주다니.
우리의 지친 마음을 하늘이 아셨는지
풍성하게 눈을 내려 주신다.
눈과 함께 우리의 지치고 힘든 삶도
잠시나마 잊는 하루,
눈을 눈으로 보고 있으니 입가에 미소가
첫눈은 그렇게 시름을 잊게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