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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인간

묵묵히 선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

by 오묘미 Mar 25. 2025

고다 아야의 <나무>를 읽었다. 산의 나무들이 떠올랐다. 사람 많은 길목에 서 있거나 팬스가 쳐져 보호되는 나무가 아닌, 산속 저 아래 그늘진 곳에서 홀쭉한 모양새로 남들과 다를 바 없이 가만히 서 있는 나무가 떠올랐다. 저 나무는 평생 누군가의 손길을 받아 본 적이 없겠지. 그러한 나무를 떠올리니, 부지런히 움직이고 묵묵히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떠올랐다. 처연히 지옥철에 몸을 맡긴 직장인들, 남편의 투정에도 입 꾹 다물고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들, 집에서 홀로 자신과 싸워내는 청년들, 힘겨운 상황이 닥쳐도 지그시 눈 감고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조만간 산에 오르려 한다.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그곳에 묵묵히 선 나무를 쓰다듬어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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