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어준 글
바라보면 지상에서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
늘 하늘빛에 젖어서 허공에 팔을 들고
촛불인 듯 지상을 밝혀준다.
땅속 깊이 발을 묻고 하늘 구석을 쓸고 있다.
머리엔 바람을 이고 별을 이고
악기가 되어온다.
내가 저 나무를 바라보듯
나무도 나를 바라보고 아름다워할까
나이 먹을수록 가슴에 깊은 영혼의 강물이 빛나
머리가 숙여질까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나무처럼 외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혼자 있어도 놀이 찾아와 빛내주고
새들이 품속을 드나들며 집을 짓고
영원의 길을 놓는다.
바람이 와서 별이 와서 함께 밤을 지샌다.
- 이성선 <아름다운 사람>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말 한마디 그리운 저녁 얼굴 마주하고 앉아
그대 꿈 가만가만 들어주고 내 사랑 들려주며
그립다는 것은 오래전 잃어버린 향기가 아닐까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 허림 <마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