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는 시선이 넓어지는 힘
호기심은 인간을 이끄는 강력한 힘이다. 대답보다 질문에서 비롯된 호기심은 마음을 흔들고, 생각의 폭을 넓힌다. 삶의 계절마다 그것은 다른 빛깔로 다가왔다.
10대에는 모든 것이 낯설어 하루하루가 질문이었다. 하늘은 왜 파란지, 사람들은 왜 웃는지,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세계는 늘 미지였고, 그 미지는 끊임없는 물음이 되었다. 20대에는 질문이 줄고 대답이 늘었다. 남이 내려준 정의, 사회가 정해준 답을 서둘러 품으며 자신을 채웠다. 대답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점점 단단해지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타인의 해답 위에 서 있던 불안한 발걸음이었다. 30대에는 질문도, 대답도 희미해졌다. 생존이 우선이었고, 삶은 흘러가는 대로 두는 듯했다. 텅 빈 공백 같았던 그 시절, 마음은 잠시 쉼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40대가 되자 다시 질문이 자라났다. 더 이상 타인의 답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묻는 말이었다. 내 삶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는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 하는지. 그 물음은 때로 두려웠지만, 동시에 삶을 조금 더 깊게 바라보게 했다. 50대에는 또 어떤 질문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 질문은 또 어떤 빛으로 내 삶을 비추어 줄까. 인생은 결국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품어가는 여정일지 모른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질문이 달라지듯, 가까이 있는 존재를 바라볼 때도 또 다른 물음이 자라난다. 그림 앞에 서는 순간, 호기심은 가장 짙어진다. 색이 번지고, 선이 이어질 때마다 마음은 묻는다. 이 색은 무엇을 말하려는가, 이 선은 어디로 향하려는가.
아이들의 성장 또한 그렇다. 학년이 오를 때마다 말투와 태도가 달라진다. 아침 식탁에서 아이가 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도, 저녁 무렵 방 안에 홀로 앉아 있는 모습에도 새로운 질문이 피어난다. 사춘기의 뇌는 어떻게 변할까, 남녀의 차이는 어떻게 드러날까, 말과 행동은 어떤 간극 속에서 흔들릴까. 사랑하는 존재이기에 더 유심히 바라보게 되고, 그 시선 끝에서 질문은 또다시 태어난다.
모든 영역에서 호기심이 똑같이 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림과 아이에 관한 물음은 유난히 깊고, 다른 부분에서는 엷게 스친다. 유한한 인생, 한정된 에너지 속에서 무엇을 붙들고 무엇을 흘려보낼지는 선택의 몫이다. 그래서 더 사랑하는 존재와 예술 앞에서만큼은 마음이 깨어나고, 질문이 다시 자란다. 호기심은 질문으로 이어지고, 질문은 개념으로 정리된다. 정리된 개념은 다시 행동을 이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삶을 이끌어온 힘은 ‘묻는 힘’이었다.
삶의 현장에서 태어난 물음은 생각으로 이어지고, 그 생각은 책과 문장에서 길을 찾는다. 책은 흩어진 생각을 단단히 모아 주고, 문장은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준다. 한 문장이 씨앗처럼 마음에 심기면, 시간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는다. 예상치 못한 순간 만나는 한 구절이 닫혀 있던 문을 열어 주기도 한다.
지하철 창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른 한 구절, 잠들기 전 펼쳐 든 책 속에서 건진 문장은 삶의 방향을 살짝 틀어 놓는다. 그때 마음은 자기 안의 세계를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문장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을 길러내는 뿌리이자 세상을 확장하는 가지다. 한 문장이 마음을 자라게 하고, 자란 마음은 다시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한다. 책 속의 문장이 길러낸 힘은 태도가 되고, 태도는 삶의 결을 만든다.
이와 닮은 힘을 예술에서도 만난다. 캔버스 위의 색과 선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이 남긴 흔적이다. 색이 번지고 선이 이어질 때, 마음은 자기 깊은 곳을 비추고 시야는 조금씩 넓어진다. 책 속의 한 문장과 그림 속 한 장면은 서로를 비추며,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이끈다.
눈길을 끄는 무대가 아니라, 평범한 하루의 작은 풍경에서도 그 힘은 드러난다. 아침의 작은 습관, 저녁의 짧은 산책, 아이와의 대화, 캔버스 앞에 선 순간. 이렇듯 평범한 하루의 풍경 속에는 조용한 물음이 숨어 있다. 그 물음을 글로 붙잡는 순간, 마음은 조금씩 자라난다. 자란 마음은 시선을 넓히고, 넓어진 시선은 다시 새로운 물음을 불러온다. 그렇게 오늘은 어제보다 단단해지고, 내일은 또 다른 빛으로 다가온다.
결국 모든 흐름은 하나로 모인다. 질문이 삶을 살게 하고, 삶은 다시 질문을 낳는다는 것. 글과 생각, 예술과 일상이 이어가는 순환 속에서 질문은 우리를 깨어 있게 하고, 호기심은 발걸음을 앞으로 이끌며 길을 밝힌다. 그리고 오늘도 다시 묻는다. “지금, 당신은 어떤 질문 앞에 서 있나요?”
당신의 하루에 건네는 작은 질문
1. 하루 중,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얼마나 가지고 있나요?
오늘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질문을 통해 발견한 생각이나 행동:
2. 오늘의 질문이 내일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믿나요?
질문이 생각이나 선택에 준 영향:
질문을 통해 기대되는 성장이나 배움:
3. 마음을 움직이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최근 나의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든 질문:
앞으로 나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