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1. 몸풀기 10분
- 스텝 : 사이드 스텝, 뒤로 사이드 스텝, 이름 모르는 스텝.
2. 볼 감각 훈련 40분
- 지난주에 이어 발끝으로 밀면서 가는 것(토 스텝?), 드래그 두 종류, 롤링, 팬텀.
- 콘 세워놓고 그 사이사이를 통과하며 앞에서 배운 감각 훈련을 해 봄
3. 패스 훈련 10분
- 경기에서 드리블, 패스, 컨트롤을 많이 함. 볼 감각은 드리블할 때 필요한 동작이라 연습했고 컨트롤도 잘해야 한다고 하며 컨트롤 훈련한다고 했는데 끝나고 보니 패스만 연습했음.
4. 미니 경기 10분
- 수강생 세 명이라 3 대 1로 붙음
- 5 대 2로 승
몸풀기부터 한다. 사이드 스텝, 뒤로 사이드 스텝, 이름 모르는 스텝 두 개. 이 중 하나는 몸 중심을 움직이는 연습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는, 처음 해보는 스텝이라 경기에서 물어봤다. 인사이드 컨트롤을 할 때가 있는데 이때 몸 방향을 바꿔야 하니까 연습한다고 했다. 축구의 기본은 스텝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았다.
지난주에 이어서 볼 감각 훈련을 40분 했다. 먼저 발끝으로 밀면서 앞으로 나가기와 발끝으로 당겨오면서 뒤로 가는 동작을 했다. 이건 그나마 쉽다. 이어서 드래그 두 종류와 롤링, 팬텀도 다시 배웠다. 지난주에 할 때는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기도 했고, 잘하는 초등학생이 있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오늘은 그냥 했다. 처음 배운다 생각하고. 일주일 동안 복습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그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두 번째 배우니 실력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끊어 끊어서 할 때가 많았는데 다시 자세 잡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공이나 발이 정확한 위치에 맞거나 달리면서 했다. 이렇게 하니 발목에 부담도 덜 갔다. 하는 동안 아픈 적, 한두 번만 있었다.
나는 팬텀을 할 때 실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도 같이 수업 들은 수강생은 나에게 롤링 실력이 엄청 좋아졌다고 한다. 뛰어가며 해서 이렇게 말한 거 같다. 보기에는 쉬운 동작인데도, 공 세기와 발 속도가 맞지 않으면 공을 잡으러 쫓아다녀야 하는데 오늘은 공을 굴리는 속도가 좋았다. 그러니 좀 더 뛰면서 할 수도 있었고. 그래서 좋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팬텀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이유는 동작하는 속도도 빨라졌고 무엇보다도 보폭을 넓게 벌렸다는 점 때문이다. 팬텀은 수비수를 속이기 위한 동작 중 하나다. 공을 반대편 다리 쪽으로 끌어가면서 상대를 돌파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공을 좁은 범위 안에서 끌어오면 상대를 확실히 제칠 수가 없다. 지난주에 할 때는 발 보폭을 넓히는 게 안 되었다. 공이 간만큼 내 발이 못 따라가서 공을 놓쳤다. 오늘은 범위를 넓게 가지고 가는 데 초점을 뒀다. 물론, 기본 동작은 지키려고 하면서 말이다. 초반에는 무릎이 펴졌다. 공을 끌어당기고 나면 다른 발이 움직여줘야 하는데 오늘도 적절한 시간을 못 맞춘 것이다. 무릎 펴지지 않게 자세를 낮추고 반박자 빠르게 뛰는 걸 머릿속으로 그리고 나니 무릎도 안 펴지고, 공은 잡을 수 있었다. 아직 내 몸에 익힌 동작이 아니지만 뿌듯하다. 왜냐하면 팬텀을 배울 때 쉬운 동작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롤링은 할 수 있다. 보면 쉽다. 팬텀은 롤링보다는 좀 더 어렵다. 어려운 동작을 해내니 만족스럽다.
기본기 훈련이 끝나고 나서 콘을 세워 놓고 그 사이사이를 지나가며 배운 동작을 연습한다. 콘 앞에서 새로운 동작 하나를 배웠다. 감독님과 미니 경기를 할 때 많이 했던 건데, 드래그 & 터치를 양발로 하는 거다. 우리끼리는 깐족 깐족이라고 하는데 이걸 배웠다. 실제로 해보면 재미있을 거 같다.
미니 경기하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다. 약 10분 정도. 축구에서 많이 하는 게 패스, 컨트롤, 드리블 이 세 가지라고 한다. 볼 감각 훈련은 드리블할 때 많이 쓴다고 했다. 드리블을 배웠으니 컨트롤을 배우자고 했다. 일단 패스부터 했다. 왜냐하면 내가 컨트롤을 한다는 건 패스를 받는 것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본자세부터 배운다고 컨트롤은 들어가지 못했다. 패스를 할 때 그대로 밀어주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패스하면, 왼발이 있는 곳에서 멈춘다는 게 문제다. 힘을 많이 줘서 세게 차는 축구가 아닌 미는 힘으로 굴러가게 하려면 공을 찬 다리를 그대로 앞까지 밀고 나가서, 바닥에 툭 떨어뜨려야 한다. 기본기 배울 때 확실히 바로잡아야 하는데. 신경 써서 하면 되고, 발 위치에 신경을 쓰면 왼발 옆에서 멈췄다.
주의할 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위에서 내려찍지 말라고 했다. 굴러가는 공을 보니, 회전하며 가는 공이 생각났다. 나는 공이 돌지 않고 앞으로 쭉 가는 게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어디를 차야 회전을 하는지 물었다. 감아 차기를 할 때 엄지발가락 쪽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쪽을 맞으면 공이 회전한다고 했다. 다만, 우리 팀의 위치에 따라서 회전해서 공을 줘야 할 때가 있다고 한다. 패스는 그냥 일직선으로 쭉 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패스 주기 전에 자세가 상대를 향해 있지 않으면 다리를 다시 움직인 다음에 공을 찼다. 나는 오른발이 주 발이니까, 내가 서 있는 곳의 대각선 방향으로 공을 주고 싶다면 공을 회전하면서 보내는 방법도 있다는 걸 배웠다.
감아 차기 하니까 생각난다. 아들 시환이는 감아 차기를 잘하고 싶어 한다. 가족끼리 연습하러 가도 꼭 연습하는 동작 중 하나이다. 손흥민의 감아 차기를 따라 하고 싶은 모양이다. 맞는 부위를 처음 인지했는데, 감아 차기를 잘하고 싶으면 발톱이 열 번 정도는 빠져야겠다며, 아직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아이의 발톱이 떠오른다.
미니 경기 시간. 오늘 수강생이 세 명이 와서 수강생 대 코치님으로 붙는다. 배운 동작을 써먹어 보자면서 팬텀도 했는데, 실패했다. 수비가 없는 넓은 곳에서 연습 먼저 하고, 상대팀 근처에서 또 한 번 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은 수비수 근처에서 드리블해야 한다고 한다. 난 상대와 멀찍이 떨어져 연습해서 공을 뺏기지 않았다. 너무 어려운 동작부터 했나? 다음에는 롤링을 시도해 봐야겠다.
오늘 경기는 코치님이 많이 봐줬다. 원래 실력대로 했으면 우리는 졌을 거다. 봐준 것도 있고, 골대를 맞힌 것도 있다. 이마저도 의도했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이런 운까지 겹쳐서 경기는 5 대 2로 이겼다. 패스를 하면서, 숨이 차는 상황에서 10분을 뛰려고 했다는 거. 조금은 나아지고 있는 우리 팀이다.
복습하니까 좋다. 가르치는 사람은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다. 코치님의 원래 방식은 어떠한지 모른다. 다음에도 이렇게 복습을 할지 모르겠다. 다만 우리가 지난주에 배운 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만큼은 알고 있는 듯하다. 완벽하게 동작을 해내지는 못하더라도 일정 수준에 이른 후에 다음 동작을 배우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쌓여 있다. 오늘은 자신감 쌓는 날이었다.
마인드맵을 배울 때였다. 3개월 과정이었는데, 오늘 브레인스토밍을 연습하면, 한 달 후에 다시 접할 수 있다. 1, 5, 9주 차에 배우는 내용이 같다는 말이다. 다만 뒤로 갈수록 쏟아내는 방법이 어려워졌다. 세 달 배우면서 같은 수준으로만 가르쳐 줬다면, 실력이 늘지 않았을 것이다. 석 달이라는 시간 안에서 나름 심화 과정까지 접했다고 생각한다. 마인드맵 선생님은 복습과 심화에 중점을 두고 강의를 계획했다.
오늘 축구 수업에서는 지난주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하는 사람이다. 둘의 장, 단점이 있다. 이어서 배우면 실력 느는 속도가 좀 더 빠르다. 단점은, 축구에서 배워야 하는 동작이 많은데 다른 동작 배우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서 복습하면 그동안 이것저것 해 볼 수는 있지만 맛보기 정도로 그친다. 실력 느는 게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이어서 하는 쪽이 더 맞겠다. 반대로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띄엄띄엄 배우는 쪽이 맞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본다면 학생이라도 목적에 따라 공부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장기 기억으로 가지고 가고 싶을 때는 일정한 주기에 맞춰 다시 봐야 한다. 수학에서 도형을 모른다면 그 부분만 파고 들어가서 공부한다. 축구에서도 내 실력에 따라 근력, 체력, 볼 감각, 스피드 등 다 훈련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슛처럼 한 동작만 중적으로 반복 훈련해야 하는 시기도 있다. 인생에서는 어떨까. 문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자라는 학생들을 보면 그렇다. 문 통과하기 전까지는 여러 개를 준비한다. 입시를 위해서 국어, 영어, 수학 등 시험 과목을 준비한다. 공부할 양도 많다. 수능이 끝나면 면접이나 논술만 준비한다. 취업을 위해서 자격증, 공모전, 어학연수, 봉사 등 스펙을 쌓는다. 서류 통과하고 나면 그 회사에 맞게 면접을 준비한다.
주기적으로 다시 봐야 하는 복습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이제까지 나는 복습이라고 하면 '다시'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살아왔다. 재독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목적에 맞게 달라질 수도 있는 건데 말이다. 내가 하는 일에는 다이어리 쓰기, 독서, 글쓰기가 있다. 이 세 가지는 일정한 주기를 갖고 다시 보면 좋다. 내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인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글을 썼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는 일에 넣고 싶은 게 있다. 글쓰기 코치이다. 코칭을 하기 위해서 홍보, 강의 준비, 공부를 해야 한다. 이건 집중해야 하는 일이다. 띄엄띄엄해서는, 하루 30분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시간을 더 늘리려면 기존에 하고 있는 일 중 하나는 놓아야 한다. 올해는 어영부영 보냈지만, 이번에야말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다 하면서 글쓰기 코치 일을 할 수는 없다. 하나를 놓기로 한다.
목표를 정하고 계획하기에 좋은 2024년 연말이다. 복습한 게 좋아서 글로 쓰다가 내년, 내 인생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지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