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쾰른에서 음악 듣기
쾰른에서 음악을 들으려면 어디로 갈까?
쾰른의 콘서트홀은 '쾰너 필하모니'이다.
나의 독일 첫 도시였던 쾰른에서 잘 알지도 못하고, 독일어도 잘 안되어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할지 모르면서도 부지런히 음악회를 다녔던 것 같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들으러 '쾰너 필하모니'에 갔다가 너무 길고 지루해서 뛰쳐나왔던 시절이 있었고,
올렉 마이젠베르크의 독주회를 보러 갔다가, 피아니스트가 소리 내며 연주하는 것을 처음 봤고, 나는 누군가가 가래 끓는 소리를 내서 독일에는 이상한 사람이 있구나 했는데, 바로 피아니스트가 내는 소리였다.
완전 충격!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의 협연이 있다고 해서 보러 갔었고,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정명훈의 반주로 독창회를 한다고 해서 입석 줄 서러 갔다가 2시간 기다린 후 내 바로 앞에서 티켓이 매진되어 버리는 슬픔도 느낄 수 있었던 '쾰너 필하모니'이다.
그런 '쾰너 필하모니'를 다시 찾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내가 기억하는 '쾰너 필하모니'보다 훨씬 더 좋아지게 리노베이션이 되었다.
음향이, 음향이 정말 너무 좋더라.
아주 좋은 자리를 잡기도 했지만, 정말 음향이 아주 좋았다.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모든 소리가 다 잘 들리면서 하모니를 이루는, 음색이 둥글고 튀는 소리 없이 잘 어우러지는 음향이 정말 좋았다.
소콜로프의 피아노 독주회에서는 피아노 솔로의 소리가 그 큰 홀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잘 들리고, p와 f의 소리, 아티큘레이션의 표현이 명료하게 가만히 앉아서 다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잘 들렸다.
이렇게 좋은 음향의 홀을 예전의 무식함으로 그저 그런 홀인 줄로 기억하다니, 나 어쩜!
먼저 만났던 음악회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이 연주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지휘자 틸레만이 독일 투어의 하나로 쾰른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연주를 봤었지만, 쾰른에서 만나는 것 또한 기대되었다.
그러나 독일로 떠나기 며칠 전 이메일을 받았다.
지휘자 틸레만이 아파서 지휘자가 바뀐단다.
프랑스 여성 지휘자 마리 쟈코가 대타로 나선단다.
진짜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이니 그것만으로도 기대되고 기다려졌다.
당연히 프로그램이 변경되었다.
R. Strauss
돈 후안 Op. 20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Op. 28
J. Brahms
교향곡 4번 Op. 98
독일 쾰른 필하모니
틸레만의 지휘를 기대했다가 살짝 실망했지만,
오히려 '마리 자코'라는 멋진 여성 지휘자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멋진 포디엄 댄스와 함께 열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음색으로 브람스 4번을 연주해 줘서
정말 정말 행복한 저녁이었다.
이 맛에 독일 음악여행을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