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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과 부담

공개방송을 위한 준비와 리허설

by 하정

점점 실제로 방송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오늘 수업을 마치면 두 번의 수업이 남는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단순히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그런데 라디오 DJ를 위한 기술과 방법을 배우고 실전의 날이 다가오니 부담스러운 감정이 덮쳤다.


성격상 도망치기보다는 마무리하는 걸 좋아해서 마음을 굳게 가다듬고 사무실로 향했다.


도착하니 이제는 익숙한 고정 멤버들이 앉아 있었다.

저번주에 나왔던 그분들과 일이 있어 못 오셨던 스승과 제자분까지.

마지막 단계가 되니 정말 하고 싶은 사람만 남은 듯했다.


강사분께 이메일로 보냈던 방송 대본을 수정해 주셨었는데 오늘은 그것을 녹음하는 시간이었다.


30대 남자분이 제일 먼저 방송실로 가셨다. 이후 내 차례가 됐다.


저번주에 배웠던 스피치 수업을 기억하며 발성연습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아아"


대본을 보며 녹음을 시작했다.


발음과 발성에 신경 쓰면서 멘트를 읽어나가니 자연스럽게 되지 않고 발음도 버벅거렸다.

일정 부분 녹음이 끝나자 국장님이 잠깐 끊으셨다.


"하정님. 지금 너무 급하게 하시는 것 같아요. 천천히 다시 해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잘해야지, 발음과 발성에 신경 써야지, 자연스럽게 해야지'라는 생각과 더불어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포개어지며 멘트를 빠르게 읽게 되고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금은 천천히 자연스럽게 대본을 읽었다.


녹음이 끝났다.


국장님과 스피치 강사님이 잘했다며 박수를 쳐 주셨다.

커다란 숙제를 끝낸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졌다.


모든 학생의 녹음이 끝난 후 편집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라디오를 들으면 음악이 나오다 멘트가 나오고 효과음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가 녹음한 멘트에 음악과 효과음 등을 덧붙이는 작업이 편집이었다.


강사님은 Audacity(오더시티)라는 무료 프로그램을 사용해 편집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파일을 자르는 법, 파일과 파일 사이에 음악을 넣는 방법, 배경음악 소리를 키우거나 줄이는 방법 등.


여러 파일을 구성해서 하나의 완성된 라디오 방송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니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혼자서도 방송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기술적인 부분을 이해하니 강의 초반에 지속적인 콘텐츠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방송을 만들고 싶어도 내용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지속이 어려울 것이다.


수업 끝자락에 방송국장님이 폭탄 발언을 하셨다.


"마지막 수업은 공개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인분들께 미리 알려 홍보도 해주세요"


국장님은 신나신 듯 즐겁게 말씀하셨다.


'헉. 공개방송이라니...'


물론 유튜브 실시간 방송이라 지인한테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르겠지만 얼굴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갈수록 일이 커진다.

내 성격상 결국 하고 말 것이다.


설렘과 부담이 엄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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