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프리타타
또 밤새서 게임했니?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심즈'라는 게임이다. 학창 시절 나의 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다. 그러던 중 스스로 집을 짓고 벽지를 바르고 바닥재를 깔고 가구를 선택하여 배치한 뒤 그 집에서 인생을 즐기는 심즈 게임을 발견한 것이다. 내가 직접 설계하고 꾸민 집에서 내가 만든 게임 속 캐릭터가 요리하고 직장을 다니며 사랑까지 하는 것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침이 밝아온다. 가족들한테 혼나면서도 하던 게임인데 지금은 가끔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한 번 씩 하고는 한다.
나의 심들의 직업은 대부분 요리사였다. 게임 속에는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어 먹을 수 있고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더욱이 고급스러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중 나를 궁금하게 했던 요리가 하나 있다. 바로 시금치 프리타타!
뭐야, 오븐이 있어야 해?
게임 속 캐릭터가 줄곧 'yummy yummy' 하며 먹는 것을 보니 나도 한 번 만들어 먹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인터넷을 뒤져 찾아보니 나같이 취미로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 들으면 짜증 날 법한 오븐에 굽는 방식이었다. 음식을 만드는 직업이거나 넓은 주방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븐이 있겠지만 나는 취미, 그리고 오피스텔에 혼자 살기 때문에 오븐이라는 것은 없다. 하지만 결국 팬에 노릇하게 구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건강하면서도 예쁜 상차림까지 할 수 있는 시금치 프리타타를 즐기고 있다.
시금치 프리타타 재료
시금치 3줄기
감자 1개
베이컨 3줄
모짜렐라치즈(혹은 슬라이스 치즈)
달걀 2개
우유 2/1컵
올리브유
소금
후추
1.
시금치는 끝을 자른 뒤 흐르는 물에 씻어주고
감자는 껍질을 깎은 뒤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 준비해준다. (감자의 사이즈는 더욱 작아도 괜찮다.)
2.
올리브유를 두른 팬이 예열되면 감자에 소금 후추를 살짝 뿌린 뒤 볶아 준다.
3.
감자의 단면의 색상이 갈색빛으로 바뀌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 둔 베이컨도 함께 넣어 계속 볶아 준다.
4.
감자와 베이컨이 노릇해지면 시금치를 넣어 숨이 죽을 때까지 익혀준다.(너무 오래 익히면 뭉글어지니 조심해야 한다.)
5.
볶아진 재료들을 큰 볼에 옮겨 담아 잘 펼쳐주어 한소끔 식혀준다.
6.
재료들에 달걀 2개와 우유 반 컵을 넣은 뒤 달걀물을 만들어 준다.
7.
재료들의 모습이 잘 보일 정도로 자작하게 달걀물을 만들어주는 게 관건이다.
8.
소스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재료들을 모두 담아 중불에서 5분간 구워준다.
9.
테두리가 익어가기 시작하면 가장 작은 불로 줄여주고 모짜렐라 치즈를 올린 뒤 뚜껑을 닫아 약 5분간 더 익혀준다.
10.
접시에 담은 뒤 파슬리 가루로 마무리해준다.
오븐 따위 없어도 되는 시금치 프리타타
유럽이라고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내가 게임 속에서 알게 된 이탈리아 요리 시금치 프리타타를 만들어 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담백한 달걀 속 포슬포슬한 감자와 쫄깃한 베이컨 그리고 건강한 맛이 일품인 시금치까지 간단하면서도 분위기까지 잡아주니 꼭 한 번 만들어 먹어보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숟가락이나 포크를 이용하여 한 술씩 떠먹어도 좋지만 나이프를 이용하여 피자처럼 조각하여 먹어도 좋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나도 모르게 먹는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빨리 먹을 수밖에 없는 음식인데 나이프를 사용해야 그나마 오랫동안 음미하며 기쁨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
ⓒ2020.요리의기쁨 all copy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