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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라블리 Feb 19. 2020

김희선 씨가 좋아하는 바질 페스토?

불고기 바질 페스토 리조또

자기야, 이거 이름이 뭐라고?!



전 전 전 남자 친구가 데려간 청담 어느 레스토랑에서 바질 페스토를 처음 맛본 뒤 훌륭한 맛에 놀라 몇 번이고 되물었다. 처음에는 걸쭉하면서 초록빛을 감도니 케일 같은 게 아닐까 싶었다. (케일도 무지 좋아하기는 한다.) 그때 당시만 해도 리조또라고 하면 크림이나 로제 소스로 만든 것들만 즐겼었는데 독특하며 깊고 진한 바질의 첫 느낌은 잊을 수 없다. 


그 뒤로는 바질 페스토로 만든 파스타, 리조또는 물론 샌드위치에도 곁들이면 훌륭한 식재료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밥에 올려 비벼 먹어도 꿀맛이었으며 나를 유럽 한복판에 데려다주는 듯한 기분을 선사해주었다. 하지만 워낙에 단가가 높은 재료라 그런지 바질 페스토만 들어갔다고 하면 한 그릇에 1만 원대 후반에서 2만 원대 후반까지 가더라. 


일주일에 한 번은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혼자 사는 나에게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음식이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수입 식품 마트를 찾았다.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바질 페스토가 즐비해있어 어떻게 골라야 제대로 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다. 그러던 중 직원분이 나에게 조그마한 유리병을 건네며 이런 말을 했다. 



오늘 아침에 김희선 씨가 가져간 바질 페스토예요!




솔깃했다. 뭔가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먹는다라고 하면 더 맛있을 것 같고 마치 김희선 씨와 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달까. 결국에는 한 병에 몇 그램이 들었고 금액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바구니에 담았다. 아주 잘 구매했다는 생각을 하며 룰루랄라 매장 한 바퀴를 더 돌아보던 중, 아까 그 직원분이 이번에는 "오늘 아침에 이민정 씨가 가져간 바질 페스토예요."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뭔가 내가 낚인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한번 그 제품이 놓인 진열장을 찾아갔는데 맙소사 한 병에 3만 원이 넘는 바질 페스토였다. 


난 아직 바질 페스토로 무언가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굳이 비싼 제품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껴 바로 제자리에 두고 7천 원대의 제품을 집으로 가져왔다. 그렇게 몇 번을 만들어 먹다 보니 나만의 레시피가 생겨버렸다. 




불고기 바질 페스토 리조또



   




생크림 필요 없이 우유만을 넣어 크리미 한 리조또 위에 바질 페스토와 부드러운 소불고기를 올려 먹으면 여기가 한국인지 유럽인지 모를 정도의 훌륭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주말 아침,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을 뒤로한 채 눈을 비비며 만든 불고기 바질 페스토 리조또. 







불고기 바질 페스토 리조또 재료


소불고기 (100g)

바질 페스토 한 스푼

데우지 않은 햇반 1개 (210g)

느타리버섯 (생략 가능)

저민 마늘

채 썬 양파 

치킨스톡 육수 반 컵

올리브유

우유 한 컵

소금 약간

후추 약간








1.

올리브유를 살짝 두른 예열된 팬에 소불고기와 후추, 소금을 뿌려 볶아준다.









2.

저민 마늘과 올리브유를 넣고 살살 볶다가 양파 -> 버섯 순으로 볶아 준다. 











3.

데우지 않은 햇반을 그대로 넣은 뒤 밥이 뭉치지 않게 볶아 준다.










4.

미리 우려 둔 치킨스톡 육수를 부어 보글보글 끓여 준다.










5.

육수가 어느 정도 자작해지면 우유 한 컵을 부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춰주며 저어준다. 










6.

육수와 우유가 졸아들어 걸쭉한 형태가 될 때까지 끓여준다. 










7.

파스타 접시에 리조또를 먼저 담아 준다. 











8.

내가 좋아하는 베르니 바질 페스토를 크게 한 스푼 덜어 가운데에 올려준다. 










9.

볶아 두었던 불고기로 마무리.













유럽 부럽지 않은 불고기 바질 페스토 리조또






꾸덕꾸덕한 게 생명인 리조또의 식감부터 바질 페스토와 불고기의 절묘한 조합이 세수도 안 한채 만들었다는 요리 치고 괜찮았다. 사진을 본 사람들이 그릇은 어디에서 샀냐고 많이 물어봤는데 다이소에서 5천 원 주고 산 그릇이다. 




푸드 스타일링의 '푸'자도 배워본 적이 없는 나이지만 나름 비주얼이 꽤 괜찮아 주변 반응도 핫하다. 바질 페스토를 먹을 때마다 마트 직원분의 멘트가 떠올라 나 혼자 피식 웃게 만드는 요리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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