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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라봉 Aug 13. 2019

꼭 중심가로 숙소를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생각해보면 우리 집도 그런 곳은 아니니까


프라하&자그레브
한달살기 숙소 정하기


 프라하 주요 관광지의 중심인,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근처의 숙소는 당연히 저렴하지 않았다. 주요 관광지와 가까우면 좋겠다 마음과 부담스러운 가격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하나가 마음에 들면 다른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 만족하는 곳을 찾자니 금액대는 점점 올라갔다. 아무리 양보해도 이 이상 예산을 쓸 수 없는 한계가 오자, 더 이상 찾기도 지쳤다. 그제야 원하는 위치와 조건, 금액을 다 만족하는 곳을 찾는 건 욕심이라는 걸 깨달았다. 마음을 내려놓고 우리가 원하는 최소 조건을 다시 생각했다.

 

 꼭 중심지가 아니더라도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니 숙소 예약하기는 더 쉬워졌다. 생각해보면 한국에 있는 집도 중심가에 있지 않지만, 우리는 충분히 만족하며 살고 있었다.



숙소를 정하는 각자의 최소 조건


 사람마다 숙소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조용한 환경을, 또 누군가는 넓은 실내를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밝고 안전한 위치였다.

 오고 갈 때 무섭지 않도록, 외진 곳에 있지 않으면서 메트로나 트램에 가까운 곳. 그런 이유로 너무 조용한 곳은 선호하지 않았다.(무서우니까) 예약하기 전에 지도에서 숙소 주변을 검색하여 카페, 마트, 식당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여행 가이드 책 지도 정보를 통해 적당한 곳인지 체크하였다.

 렇게 프라하 중심가와 메트로 두 정거장 떨어져 있는 Jiriho z Podebrad역 처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Jiriho z Podebrad역 주변은 미리 알아본 것처럼 밝고 무섭지 않았다. 연결되어 있는 메트로 A라인은 주요 지점을 관통하는 라인이었다. 원하는 곳은 대부분 한 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행 명소가 많은 중심가에 연연했는데, 지내다 보니 나중에는 중심가보다 숙소 근처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네 번 파머스마켓이 열리고, 3분 거리에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있었다. 자주 돗자리를 챙겨 피크닉을 갔다. 앉아서 맥주 한 캔 먹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이 충족되니 숙소는 자연스럽게 만족스러웠다.


프라하 한달살기 숙소 위치 & 자그레브 숙소 위치

 자그레브 숙소를 정하는 것은 프라하 숙소를 정하는 것보다 어렵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 작은 도시였고, 상대적으로 가격 저렴했기 때문에, 중심가 외곽으로 숙소를 구할 수 있었다.

자그레브 숙소는 거실과 침실이 있고, 거실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있어 둘이 지내기 넉넉했다. 가격은 프라하 숙소와 얼마 차이 나지 않았다.


■ 체코 프라하 한달살기 숙소비용
       : 1,253,290원
■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한달살기 숙소 비용
       : 1,327,799원

  + 숙소 예약하기 TIP : 숙소 예약은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숙소마다 주 단위, 월 단위 할인이 다르기 때문에 숙소를 알아볼 때는 실제 숙박 기간을 입력하는 것이 좋다.

  + 숙소 가격은 조건에 따라 천지차이, 우선순위를 정할 것


프라하 한달살기 숙소 : 테라스와 주방이 있는 넓은 원룸
자그레브 한달살기 숙소 : 현관, 거실, 침실이 나누어진 1.5룸



방심해버린 후순위 - 에어컨과 세탁기


숙소 편의시설의 경우, 남편과 나는 확실히 방심했다. 우선순위였던 '안전한 위치'를 확인한 후 주방과 무선인터넷, 냉장고가 있는지 체크하고 예약을 마쳤다. 우리의 의기양양한 태도는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살짝 수그러들었다. 프라하의 숙소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한여름의 폭염이 찾아왔을 때, 숙소는 찜통 같았다. 딱 일주일 정도 찾아온 폭염이라 다행이었다. 서둘러 자그레브 숙소에는 에어컨이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에어컨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세탁기가 없었다. 자그레브가 프라하보다 온도가 더 높은 곳이니 에어컨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일까. 숙소 바로 근처에 코인세탁방이 있어서 다행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에어컨이 없는 환경, 세탁기가 없는 환경 둘 다 지내보니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에어컨이 있는 곳을 선택할 것 같다. 더위는 우리의 활력을 빼앗아 갔고, 세탁기가 없는 건 우리를 조금 부지런하게 만 뿐이었으니까.


 
  ** 한달살기 숙소 정할 때 확인사항
 
 1. 집 전체 또는 룸 전체 단독 사용 여부
 2. 무선인터넷 사용 가능 여부
 3. 숙소의 편의시설 확인하기
  - 세탁기, 냉장고, 주방, 에어컨 포함 여부
  - 그 외 헤어드라이어, 작업 테이블, TV 등
 4. 숙박 기간을 정확히 지정하여 검색할 것
  - 숙박 기간 별 할인 요금이 다를 수 있다.


'당연히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숙소 편의시설을 확인하지 않으면, 우리처럼 숙소 에어컨과 세탁기가 없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게 될지도 모른다.



주방이 있는 즐거움


 우리는 자주 요리를 하지만 굳이 음식을 하지 않더라도, 주방이 있으면 삶의 질이 올라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먹는 커피의 즐거움도 빠질 수 없다.

'주방이 없어서 라면을 먹지 않는다'와 '라면을 먹고 싶지 않아서 끓여먹지 않는다'의 느낌은 다르다. 저녁에 라면을 끓여먹든 먹지 않든 선택권이 있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가 머문 숙소에는 전기레인지, 오븐, 전기포트 등 조리도구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각종 냄비와 프라이팬, 예쁜 접시와 나이프가 있는 덕분에 잘하지 못하는 요리도 자주 시도했다.

 

 + 숙소 정하기 TIP : 냄비, 프라이팬, 그릇 등 간단한 조리 용품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기


자그레브 숙소 주방에 구비된 그릇과 컵





* '한달살기'를 명사처럼 쓰고 있습니다.


*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래 전자책에서 완성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 휴직하고 떠난 유럽 한달살기 여행(프라하, 크로아티아 유럽 한달살기 여행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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