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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uN 쓴 Jun 25. 2024

박물관은 살아있다.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


만약 다시 이집트를 간다면 나는 카이로에서만 10일을 머무르고 싶다.


카이로는 이집트의 수도이다. 수도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곳으로 교육, 행정, 정치의 중심이다. 간혹 행정 수도가 다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같은 편이다. 이집트도 종합적인 수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카이로는 역사적으로 대단한 스토리를 품고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땅만 파면 보물이 나온다는 말은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나일강 덕분에 세상 풍요로움을 누리며 살았던 나라다 보니 화려했던 문명의 부품들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중이다. 물론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나라의 탈취와 침략에 파괴된 문화제도 많이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약탈된 문화제는 속속 원래의 고향인 이집트로 반환이 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 분위기에 카이로는 현재 다양한 변혁을 겪고 있는데,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이제 새로운 박물관을 짓는다. 현재 가자지역에 이집트 대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건축하고 있다. 그러면서 차츰 현재 박물관에 있는 유물을 옮기고 있는 중이다. 다소 어수선하고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대 박물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내가 다시 이집트를 찾는다면 이집트 대 박물관에서 몇 쏟아 낼 생각이다. 정식 오픈전이지만 정식으로 문을 열어 손님을 받는다면 꼭 대 박물관을 방문해 볼 생각이다. 며칠을 보내든지 천천히 둘러보면서 말이다.



박물관은 살아 있다.


내가 다녀온 시기엔 이집트 박물관이라는 이름에 낡고 허름한 건물의 박물관이었다. 대만의 박물관을 친구와 4시간을 다녀온 나는 생각보다 문화제와 역사지에 대한 애착이 있는 편이다. 대만의 박물관도 친구랑 오디오가이드 하나를 빌려 서로서로 궁금한 유물에서 관람을 하거나 한국인 가이드가 중요하다며 설명하는 몇 개의 유물 앞에서는 귀동냥을 하기도 했다.


이집트 박물관은 이전의 박물관과는 달랐다. 전혀.

많은 유물이 갈 곳을 잃은 것처럼 전시실에 들어와 있었고, 작은 틈이라도 보이면 그곳에 전시품을 넣어 두었다. 우리 집 냉동실 칸과 비슷하게 생겼다. 여기저기 빈틈이 보일 세라 촘촘하게 끼워 넣은 정체 모를 검은 비닐봉지처럼 많은 유물이 정채를 알 수 없이 사이마다 끼워져 있었다.


이러한 박물관에서 좋았던 점은 과거를 만져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박물관에서는 유물을 전시함에 넣어 두거나 전시장을 만들어 그곳에 진열하면서 감상할 수 있게 전시했다면, 이집트 박물관은 누구나 만져 볼 수 있다는 듯 유리창도 없이 전시를 해두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땐 그게 좋았는지 몰랐다. 그저 전시하기 귀찮은가 보다 하고 생각했지 내가 가까이서 만져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장점인지 몰랐던 것 있다. 물론 사진을 찍기 위해 작은 비석까지도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었지만 그 유물을 조금 더 세세하게 알고 가까이 가서 만져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기원전부터 남아 있는 유물을 손으로 만질 수 있다는 것은 감히 역사를 만질 수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오롯이 상상으로만 남아있고, 책의 활자로만 남아 있는 역사는 박물관에서 유리막 하나 없이 관람객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다. 소수의 물품은 유리막으로 전시되어 있는데, 유물이 나뒹굴고 있는 혼돈의 상황에서 그나마도 제법 보존을 잘하고 있는 유물도 몇몇 눈에 띄었다.

이집트의 유물이 그나마 이렇게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한 사람의 역할이 지대했다. '이븐 하지 라우드' 상시 박물관 관장이 투탕카멘의 유적의 해외 유출은 필사적으로 막은 사람이다. 이 사람으로 하여금 박물관과 유물은 다시 지켜질 수 있었고, 유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물론 땅을 파면 유물이 나오는 나라라고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물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겪어 봤기 때문에 얼마나 치욕적으로 다가오는지 분명히 알게 되는 사실이다.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는 유물과 역사적 가치는 그렇기 때문에 지켜져야만 하는 것이다.  


카이로 대 박물관


이젠 이집트에서 유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카이로에 박물관이 100년이 되면서 낡아 더 이상 유물보관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집트는 정부 차원에서 국립 이집트 카이로 대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박물관을 새로이 개관을 하였다. 지금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이집트 대 박물관은 오픈 준비 중으로 가 오픈기간에 해당한다. 입장을 하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만 하는데, 전날에 하면 표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기 많으니 반드시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예약은 필수적이다.

내가 다녀온 곳이 뉴스에 나오고, 인터넷 기사로 접하게 되면 궁금증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때는 이랬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더 좋아졌을까 아님 더 나빠진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박물관이 새로이 지어졌다는 사실에 유물이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다행이지만 , 옛 카이로 박물관에서의 역사적 접촉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도무지 만질 수 없는 유물이라면 조금은 아쉬울 것 같다. 지켜질 수 있겠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이젠 더 이상 유불을 만져 불 수도 없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크다. 이전처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가 옮겨지면 훨씬 보관도 쉽고, 오디오 가이드로 설명이 가능하니까 특별히 한 곳에 멍하게 서서 내용을 공부하는 일이 없어서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가. 몇 번씩이나 바뀌는 마음이다.


이미 이집트는 그들의 문화를 지키고자 많은 투자를 했고, 결과도 좋다. 시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 변화에 적응하면 된다. 그저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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