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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euN 쓴 Oct 27. 2024

2. 지겹다고 생각이 들면 나와!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는 삶이 아름다운 삶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나의 부모님이 그러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미 회사에 출근할 준비를 마치셨고, 우리가 먹을 아침을 차려놓으셨다. 오전, 오후로 나뉜 근무시간에 맞게 아침 일찍 나가는 날, 조금 늦게 나가는 날, 일요일 하루 휴무처럼 단순한 수레바퀴 같은 삶의 반복이었다. 


뻔한 루틴의 어머니는 당신의 계획보다 조금 일찍 은퇴를 하셨다. 일을 그만두는 이유가 정년이 아니라 할머니의 병 수발이었지만 회사에서 나오신 어머니는 그 후 더 즐거운 삶을 누리셨다. 


물론 '즐거운 삶'에 있어 반드시 퇴사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나 역시 이 책을 쓰는 것도 직장을 다니면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다가 좋은 기회가 있어 신청했는데, 운이 좋게도 직장을 다니면서 해낼 수 있었다. 반드시 회사를 그만두어야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장담한다. 다만 회사를 그만두거나 하는 일을 그만두게 된다면 선택지는 충분히 많아질 수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을 계속적으로 하는 것엔 경제적 자유를 위함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는 일정한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고, 그 돈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다. 편함도 있고, 불편함도 있다. 일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있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 몸이 피곤하기도 하지만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생긴다. 아침이 되면 출근이 싫지만 어느새 퇴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돈을 버는 일은 정당한 일이다. 당연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해야 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루틴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해 봐야 한다. 아침에 수영을 다니고 있는 지난 6년간 즐겁다고 수영을 다닌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왔던 것이다.


수영이 즐거운 운동은 아니다. 단지 수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재미있고 즐거워서 아침에 일찍 일어날 때가 더 많다. 수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사석에서도 보고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니 개인적으로 친해졌다. 아마 힘든 아침을 여는 힘은 그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매일 수영을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수영처럼 누군가는 일터에 가면 같이 사람이 좋아서 출근이 즐거울 수도 있다. 직장 동료끼리 친해서 같은 일을 진행해도 시너지가 나온다. 협업이 잘되고,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잘돼서 일하는 맛이 있다. 내가 낸 의견이 발전해서 상품으로 나오거나, 내가 쓴 기획이 좋은 성과를 낼 때면 회사를 가는 즐거움이 생긴다. 


회사만 그런 게 아니다. 매일이 똑같고, 지루한 일상이라면 조금의 변주를 넣어보면 의외로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상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면 한 번쯤 일탈을 추천한다. 궁금하고 해보고 싶을 땐 밖으로 나오는 것을 추천한다. 


의외로 방구석에서 여행을 하는 것보다. 가까운 곳이라도 진짜 내가 떠나는 여행이 즐거운 법이다.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은 휴식이지만 나와서 누군가와 무언가를 하는 것도 좋은 휴식이 될 수 있다. 바다를 거닐고 있는 장면을 보는 것보다 바다를 걸어보는 것이 좋다. 집 앞 공원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좋은 것이 생각보다 밖에 있다. 집안에서만 찾아지지 않는다. MBTI을 가장한 집돌이, 집순이는 집에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맞는 말이지만 에너지 쓰는 일이 고되고 힘들어서 힘을 충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집이 편한 것이다. 오히려 밖을 나왔을 때, 환기가 되면서 활력을 얻는다. 


문득 지겹다고 생각이 들면 나오라는 말은 진짜 집 밖으로 나오라는 이야기다. 나오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게 많이 있다. 방 안에 갇혀 지내는 수감자들이여 밖으로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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