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nisches Historisches Museum(Bronz)-
지하 1층
베른 시내 길거리마다 혹은 트램에서 브론즈(청동기 시대) 광고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박물관을 다녀오고서야 알았죠. 가기 전에는 그 광고가 브론즈 시대에 대한 것인 줄 몰랐거든요. 베른에서 밀고 있는 것이 이유가 있더라고요. 꽤 아이들과 볼 만했거든요.
아이들과 오전에 장미 정원을 다녀온 터라 역사박물관은 딱 한 곳만 보려고 왔어요. 요새 박물관 패밀리 패스를 사서 일 년간 웬만한 박물관에 그냥 들어갈 수 있어요. 지난 여름 8월에도 박물관 공짜인 시기에 역사박물관에 왔었는데 그때는 끝날 시간이 다 돼서 지하를 못 봤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지하만 보려고 내려갔어요. (티켓을 사야 한다면 지하만 보기 아까울 텐데 연간권이 있어서 이렇게 여유롭게 볼 수 있어요.)
청동기 시대(Bronz) 역사가 나오네요. 오디오 가이드 기기와 헤드셋을 머리에 끼고 비록 영어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돌아다니니 훨씬 이해도 되고 좋아요. 게다가 그림과 연결된 오디오 설명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스토리 형식으로 되어 있다 보니 아이들도 재밌게 들어요. 예를 들어 청동검을 든 아이가 다가올 전쟁에 대해 두려움과 전쟁에 임한 자세와 그 당시 역사적 배경 등등 자신의 이야기를 해요.
청동기 시대에 청동기로 무기, 낫, 여러 가지 액세서리, 종교적 막대기 홀 등등을 만들기도 하고 금, 의류 등과 바꾼다던지 청동기는 교역의 도구로도 쓰였지요. 이렇게 저렇게 무기를 혹은 종교적 의미가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의 청동기 시대와 비슷해 보여요.
한국으로 치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유명한 농경문 청동기처럼 청동기 시대 대표 유적으로 보이는 청동으로 손을 본뜬 물건이 있어요. 유럽에서 인체 부위의 가장 오래된 복제품으로 B.C1450년경 만들어진 손 모양의 청동 손은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흥미진진해요.
여러 가지 설이 있어요. 왕이 전쟁에서 손이 잘려 손대신 의수로, 종교의 신성함을 보여주는 홀로, 액세서리 정리 용도로, 뜨거운 요리를 나를 때 사용되었다는 설 등등 손모양 청동기 유적으로 다양한 상상을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코스에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유력한 설을 골라 투표를 하면서 청동기 시대 유적이 끝나요. (저는 종교의 신성함을 보여주는 홀일 것 같아요.)
여러 박물관을 다녀보았지만 대개 아이들이 흥미 없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림과 스토리텔링이 잘되어 있어 아이들이 지겹다는 소리 없이 한 시간 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네요. 역사박물관에 오신다면 청동기 시대 스토리텔링 소리에 귀 기울여 들으면서 박물관을 즐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