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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

2024. 11. 13.

by 김현희

지난주 있었던 "열광 토크 콘서트"에서 사실 엉엉 울었던 기억밖에 안 난다;; 내가 거금 300원(!)을 들여 결성했던 ‘페북분회 음악부’ 공연 보며 리허설 때부터 훌쩍. 그렁그렁한 상태로 이야기 나누다가 관객석에서 갑자기 "가장 기억에 남는 조합원 두 명이 누구냐?"라는 질문을 받고 사람들 수십 명 앉혀 놓고 폭풍오열을 하고 말았다.


늘 조합 언저리만 돌던 나를 지회장 선거에 나가게 하고, "아 진짜 저한테 왜 이러세요?"라는 짜증 들어가며 지부장 선거에 나가게 하고, 이제는 뜬금없이 내가 총장 후보가 되는 바람에 고생고생개고생을 함께 하고 계신 조현희 선생님은 나를 먹이고 입혀가며 키운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올해부터 전임으로 합류한 참실장 신은 선생님은 내가 힘들어하거나 심란해하면 꼬박꼬박 순대국밥을 사주고, 본인이 힘든 내색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늘 다른 사람 걱정만 하는 사람이다. '누가 우리 지부장 건드려' 기조로 항상 보듬어 주는 전임 두 분과 총무국장님 떠올리니 눈물이 너무 쏟아져서 횡설수설을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아마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ㅎㅎ 그 와중에 조현희 선생님은 밖에서 전화하느라 내가 하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고, 신은 선생님은 머리통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쑥스러워하며 내 횡수를 듣고 계셨다…크하하.


5년 전 강지훈, 최윤경, 강진태 선생님에게 각기 100원을 보내며 "음악부를 결성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이 펼쳐지리라는 상상도 못 했다. 너무 너무 힘든 나날 중에 아름다운 분들이 마법처럼 나타나 "아름다운 것"과 “할 수 있어”를 불러주고, 홍선생님이 말로만 듣던 청룡언월도를 들고 나타나고, 페북분회 사람들이 같이 웃고 울어줬다.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웠던 날.


(음악부를 바라보는 내 눈에서 내가 봐도 꿀이 떨어진다. 사랑을 숨길 수 없음)


(우리 콘서트에 대해 엊그제 실시간 채팅방에서 의혹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이날 나는 손님들 때문에 집회에서 일찍 자리를 떴지만 강후보는 집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오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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