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일들 정리 해보셨어요?
내가 가장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기록' 이다. 다른 건 다 의지로 열심히, 꾸준히 행동 할 수 있지만 유독 기록하고 남기는 거에 있어서는 내 다른 능력들에 비해 잘 못하는 것 중 하나이다.
특히 학창시절 제일 꾸준히 못하는 것이 '일기' 쓰기였다. 생각을 정리를 하고 노트 필기를 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꾸준히 기록하는 건 정말 나에게는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그래도 간헐적으로는 여기저기 메모를 해두기도 하고, 적어놓기도 해서 기억을 할 때는 그 메모를 기반으로 기억을 더듬어 그 때가 어땠는지 기억을 하곤하였다.
그런데 이제 취업을 준비하고 비즈니스 시장으로 들어서면서 이 기록이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기록 하나하나가 내 고객에 대한 약속이 될 수가 있고, 사람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로 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꾸준히 어디엔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기록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또 하고 있는게 의식적인 '아침 일기쓰기' 이다. 이 일기는 앞이 보이지 않고, 마음이 너무 불안한 시기에 이 행위라도 해야 될 것 같아 시작을 했는데 쓰다가 보니 내 과거에 대한 정리가 되기도 하고, 생각도 정리가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야할 방향은 어딘지 등 머리 속에서 어지러웠던 것들의 정리가 되었다.
물론 이런 행위들을 주기적으로 한다는게 나에게 있어서도 그렇게 쉽게 다가와서 하는 것들은 아니다. 사실 오히려 하기 싫고, 부담스러운 경우가 더 많다. 그렇지만 의식적으로 하는 이유는 그래도 내 길을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꾸준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깨끗하게 치운 집이라도, 책상이라도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지 않는다면 먼지가 쌓이는 것처럼 우리 머리 속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의식적인 조그마한 행위가 나를 행동을 변화시키고 이게 내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변화 시킨다는 생각이다.
취업,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사실 우리가 이런 기록없이 있다가 어느순간 회사에 지원을 하려고 해서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하면 참 어디서 부터 손을 댈지 막막하다.
꾸준히 경력을 정리하는 사람들도 한 동안 잊고 살다 어느순간 내가 무엇을 그동안 했는지를 업데이트를 하려고 하면 정말 막막하기도 하고 한참을 생각을 해야 하나씩 떠오르게 된다.
그런데 아직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런 과정을 하라고 하면 어떨까? 사실 엄청 괴로운 일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이 된다.
코칭을 하면서 이런 것들에 대해 질문을 하면 대부분 이런 답변을 한다.
'저는 지금까지 한 게 없어서 조금 더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좀 준비를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지 하나씩 질문을 해보면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자기만의 특별한 어떠한 경험들이 있다. 아주 작아도 말이다.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다는 위와 같은 답변은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에 대한 정리와 고민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그 강조 포인트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추천하는게 크던 작던 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 이다. 그리고 '일기쓰기' 이다. 이렇게 무엇을 지속적으로 남기면 나를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되기도 하고, 그 글을 통해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스스로 알게 되면서 떨어져 있던 자신감도 회복하게 된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의 저자 세이노는 사람이 자신감을 잃고 절망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발생한 모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여야 하는지 모르는 무지 때문이다. 이를 해결려면 게으름 피우지말고 스스로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면서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취업 과정, 커리어 과정에서 우리가 답답하고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도 사실은 내 자신을 제대로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는 무지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기 위한 노력, 시도를 끈질기게 하지 않은 내 게으름의 문제는 아닐까.
대부분 이렇게 한 일들을 정리하라고 이야기하면 오해하는게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어떤 대단한 정리 방법이 있는지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잘 어필할 수 있는 적당한 방법과 템플릿은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해야하는 것은 무엇이든 딱 이상적인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쌓아온 경험, 프로젝트에 대한 결과물을 다 다를 것이고, 그것을 강조하는 것 또한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나에 대한 정리 방법도 획일화된 것들로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깼으면 한다.
물론 이런 내 경험의 정리를 통해 경력으로 만드는 방법도 뒷 부분에 이야기 할 것이다. 지금은 그 방법 보다 적어도 어떤식으로든 내가 제일 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과 언어로 기록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막 중요치 않는 이야기들로 기억을 기록하는 것은 조금 지양한다. 그래서 먼저 최소한의 지켜야 될 점들을 아래에 정리해서 말해보면 다음과 같다.
* 프로젝트, 내 경험을 하면서 이 경험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무엇인지를 정한다.
* 그 성과는 결과치로 명확하게 보여주도록 수치화 한다.
* 수치화된 성과를 달성할 때 어떤 생각으로 기획을 했고,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적는다.
* 그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서 극복을 했는지 기록한다.
* 프로젝트의 의미와 내가 배운점은 무엇이었는지를 기록한다.
여기서 또 오해 하지 말아야 하는 점은 이 프로젝트/내 경험의 성과가 엄청 거창한 그런 성과가 아니여도 된다는 점이다. 프로젝트/경험을 하면서 주기, 기간 등을 쪼개서 작게 쪼개서 그 기간, 주기 동안에 목표치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한 성과가 있어도 하나의 내가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내가 그동안 했던 일들을 정리를 하게 된다면 점점 나에 대해서 구체화하여 인지를 할 수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것들을 더 채워야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돌아보면서 내가 몰랐던 나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다른 일들을 하면서도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무엇보다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과정에서는 이 중요성이 더 큰게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