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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gene Oct 24. 2024

요리로 함께하는 사람_이태성

12년 전, 본의 아니게 지인 커플과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함께 가는 언니에게 그래도 특별한 날인데 한 명 더 부를 사람 없냐고 물었다. 그렇게 태성 오빠와 처음 만났다. 지금 돌이켜보면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도 아니었는데, 오빠도 연말에 만날 사람이 어지간히 없었나 보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어디에 살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를 만큼 그는 타인에게 별 관심 없는 사람이지만, 내가 뜬금없이 전화해 놀러 가도 언제나 정성스러운 음식을 대접해 주는 따듯한 친구이다.

‘계란’이라는 소재를 토대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된 이 프로젝트에 자연스럽게 요리하는 그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친구로 지내온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구체적으로 그가 왜 요리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배경은 무엇인지는 잘 몰랐기 때문이다. 늘 좋은 재료로,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요리하는 그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특히 왜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은지도.

타인에 대한 관심을 열 마디의 질문보다 요리로 표현해 주는 그를 친구가 아닌 인터뷰이로 만났다. 


최경아 안녕하세요. 오늘 특별히 음식을 해 주신다고 하셔서 기대하고 왔습니다. 오전에 뭐 드셨나요?


이태성 요즘 16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중이라 오시면 같이 먹으려고 오전엔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최경아 『Pop the Egg!』프로젝트는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계란이라는 식재료로부터 시작되었어요.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란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대화집 프로젝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평소에 계란으로 주로 어떤 요리를 해 드세요?


이태성 저는 아무래도 요리하는 사람이다 보니 그 질문이 조금 어렵네요. 상황에 맞는 계란 요리를 해 먹죠. 냉장고에 있는 다른 재료와 어울리는 것으로요. 함께 먹는 사람, 냉장고 상황, 그날의 날씨나 분위기에 맞춰 유연하게 요리하는 편이에요. 이런 태도가 제가 겪는 모든 상황에 일정 부분 적용되는 것 같기도 해요. 상황에 나 자신을 잘 맞춘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오랜 기간 동안 여행을 간다고 해도 한국 음식이 그립지 않아요. 그때그때의 환경과 상황에 맞는 식재료로 요리를 해 먹는 게 좋아요. 라면만 빼고요. 한국 라면의 맛은 너무나 강력해서 그 어떤 음식도 이길 수 없어요. (웃음)


최경아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음식의 맛이 중요하다기보단 그 음식을 먹는 상황이나 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거네요. 이를테면 친구들과 학교 끝나고 먹던 컵라면 같은 거요. 요리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요리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가족 구성원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요리를 좋아하고 하게 되었나요? 


이태성 왜 매료됐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요리라는 행위, 요리와 관련된 과정과 환경 같은 것들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아요. 예전부터 사람들이 저보고 예쁜 것을 잘 고른다고들 했거든요. 꼭 비싸고 유명한 것이 아니더라도요. 그 공간과 환경에 뭐가 어울리는지를 잘 알았던 거죠. 공간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그곳에 필요한 것들을 조합하는 일을 잘했다고나 할까요? 디자인을 어디서 따로 배운 것도 아닌데, 보고 들은 경험을 통해 눈이 길러진 거죠. 요리도 마찬가지예요. 요리가 아름답다고 말씀드렸는데, 요리도 함께하는 공간과 사람, 그 모든 게 다 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해요.


최경아 어떤 루트로 요리를 하게 됐나요?


이태성 저는 요리를 책으로 접했는데요, 요리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예쁘고 정갈한 사진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요. 그걸 보고 내가 직접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특히, 영국 출신 요리사인 고든 램지(Gordon Ramsay),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의 요리책과 영상을 많이 봤었는데요. 궁금해서 실제로 영국 런던에 가보기도 했어요. 아시다시피 두 요리사의 스타일은 많이 달라요. 고든 램지는 엄격하고 타이트하지만, 제이미 올리버는 친절하죠. 두 요리사의 레시피로 실제로 음식을 만들어 보면 고든 램지의 것이 훨씬 맛있어요. 그런데도 저는 제이미 올리버를 더 좋아했어요. 제이미 올리버는 자연스러운 가정식 요리 위주여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요리에 굉장히 관대한 사람인데, 전 그게 좋았어요. 요즘 사람들은 지나치게 맛있게 먹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경아 그게 무슨 의미일까요? 


이태성 너무 자극적으로 먹는 것 같아요. 자극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고 먹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지나치게 맛있는 맛에 중독된 것처럼 느껴져요. 조금 덜 맛있더라도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먹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르게 말하면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재료보다 환경, 문화, 상황과 상태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만능 소스 같은 게 인기 있었던 적이 있잖아요. 어떤 요리에 넣어도 다 맛있어지는 마법 같은 소스. 사람들이 그것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 인생이 참 전쟁 같구나. 팍팍하게 살고 있구나.’


최경아 사실 배달 산업이 너무 잘되어 있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재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해서 음식을 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잖아요. 음식을 천천히 맛있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안 되는 거죠. 


이태성 아름다움을 추구하면 지나치게 맛있게 안 먹어도 돼요. 나와 같이 있는 사람, 문화, 환경 같은 것들이 중요한 거죠.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더 수준 높은 레벨이 되려면 ‘음식’이 가장 중요한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안동의 양반 음식 보면 진짜 예술이잖아요. 현재 세계적으로 잘 팔리고 인정받는 K-Food인 치킨이나 냉동 만두 같은 것들도 좋지만, 정말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예술적인 음식과 문화도 소개가 많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최경아 요리를 통해 태성 님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게 뭔가요?


이태성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제일 관심 있어 하는 게 스토리텔링이거든요. 인간은 기억의 동물이고, 특히 음식을 즐긴다는 건 반 이상은 기억으로 먹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음식이 맛있어서 먹는 것도 있겠지만 기억이나 추억으로도 즐기게 되잖아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음식을 기능적으로 먹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요리, 먹기라는 행위를 통해 특별한 기억과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요. 아이들이 제 공간에 요리를 배우러 오는 게 아니라 음식과 관계를 맺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요리, 음식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싶은 거죠. 그리고 그 과정을 아이들이 스스로 기록할 수 있게 책으로 만들어 주고 싶어요.


최경아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요리하는 행위, 그리고 스스로 만든 음식을 통해 좋은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네요?


이태성  그렇죠. 같은 요리를 만들어도 각자 느끼는 기억은 다 다를 거란 말이에요. 누구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다른 친구는 친구랑 와서 놀면서 먹은 기억이 좋을 수도 있고요. 각자만의 방법으로 스토리텔링 해서 좋은 추억을 남기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게 음식 문화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고요.


최경아 그런데 왜 꼭 아이들이어야 하나요? 성인에게도 음식에 대한 좋은 경험과 기억을 심어줄 수 있잖아요.


이태성 성인들은 아무래도 요리를 ‘배우러’ 오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런 기억이 만들어지기가 쉽지는 않아요. 반면 아이들은 과거가 많지 않잖아요. 특히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함께 요리하고 이야기하는 경험이 처음인 친구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성인들은 이미 요리와 관련된 각자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그걸 알기 때문에 이 공간에 오는 거고요.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이 어쩌면 성인에게는 금방 휘발되는 기억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과 더 함께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제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요리, 그리고 이와 둘러싼 모든 문화, 환경, 경험에 대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최경아 태성 님과 이 공간, 요리하고 먹은 경험에 대한 모든 것들이 좋은 기억으로 쌓여서 다시 찾는 아이들이 많겠네요. 스스로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하는 선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태성 그 선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돈도 벌 수 있으니 더 좋고요. (웃음)


최경아 그럼 태성 님에게 어린 시절 강력하게 남은 요리, 음식에 대한 기억이 있나요?


이태성 특정 음식에 대한 기억이라기보단,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걸 옆에서 보는 걸 좋아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최종 결정권자였거든요. (웃음)


최경아 최종 결정권자요? 장금이 같은 건가요? 


이태성 네. 2남 2녀 중 둘째인데, 제가 어릴 때부터 좀 특이했어요. 엄마가 직장 생활을 하셨는데, 늦게 들어오실 때도 전 안 자고 엄마를 기다렸어요. 특별히 엄마를 아주 좋아한 것도 아닌데, 그게 어린이로서 엄마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집안의 수입 대부분을 엄마가 버셨거든요. 우리 식구들을 위해 수고하는 사람에 대한 연민, 애정 같은 거였겠죠. 그래서 일하는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게 더 좋았어요.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 냄새 그런 것들을 자주 접할 수 없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엄마 옆에 있었던 거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장금이가 된 거고요. 맛의 최종 결정권자!


최경아 그러면서 미각이 발달했겠군요.


이태성 네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엄마 음식이 특별히 맛있었다기보단 엄마랑 같이 있는 그 공간, 상황을 좋아했어요. 엄마가 음식을 해 주는 일이 드물다 보니까 그 드문 경험이 기다려졌던 거죠.


최경아 엄마라는 존재 자체도 좋았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그 순간이 좋았었나 보네요.


이태성 그 시간은 그냥 ‘내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너무 사랑하는 것을 “내 꺼”라고 표현하는데요. 형이 어릴 때부터 공부를 너무 잘해서 저와는 비교할 수준도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더더욱 형에게 관심이 쏠리고, 모든 새 물건은 형의 차지였어요. 옛날 대부분의 집 분위기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저는 “내 꺼”가 너무 소중했던 거죠. 그래서 형에게 물려받은 게 아닌 제 물건이 생겼을 때, 심지어 신발이랑 우산까지 제 방으로 들고 들어왔어요. 그래서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왜 넌 너희 집에서 하숙하냐’는 말을 들을 정도였어요. 군대 갈 때도 제 방에 물건들을 누가 만질까 봐 박스에 다 넣고, 만지지 못하게 다 포장해 두고 갔어요. (웃음)


최경아 그래서 태성 님이 내 공간, 내 물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된 거군요! 애정 가득한 공간을 아름다운 것들로만 채우고 싶고, 그러고 싶으니 그걸 보는 눈도 자연스럽게 생기고요. 사람이나 생명이 있는 존재에게도 “내 꺼”라는 표현을 하나요? 그러면 약간 스토커가 될 것 같은데요?


이태성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애완견 두부도 “내 새끼”라고 불렀어요. 두부는 저에게 그만큼 사랑스럽고 특별한 존재였어요. 애인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이면 다 그렇겠지만 저는 유난히 힘들어했어요. 제가 원래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정신을 못 차리니까 주변에서 이해를 못 하는 거예요. 뭘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냐고요. 근데, 두부는 어린 시절 제가 방에 들고 와서 소중히 아끼던 신발이나 우산같이 그냥 “내 꺼”였어요. 그때 인생 처음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실감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사랑하는 여자에게 표현이 되면 집착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죠.


최경아 사랑하는 것들에 엄청나게 몰두하는 태도를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태성 맞아요. 내 물건, 내 사람, 내 애완견, 모두 내 것이니까 아름답고 좋은 것만 경험했으면 하는 거고, 사랑을 많이 주는 거죠.


최경아 스스로 생각했을 때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혹은 ‘이것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 하는 것이 있다면?


이태성 솔직함인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저 스스로를 파악하는 것. 어쩌면 좌절할 가능성이 높은 일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스스로 솔직해지면 내가 뭐가 부족한지 알잖아요. 그러면 그걸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고,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최경아 좋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일까요?


이태성 절 좋은 사람으로 봐주셨던 분들이 말씀하시길, 성실하고 친절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더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지키고 싶은 건 순수함, 솔직함, 친절함인 것 같아요.


최경아 요리책도 영국 책으로 접하셨고, 그거에 꽂혀서 런던에 무작정 가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이태성 어떤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제가 먹는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거예요.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그런 문화가 있지만, 당시에 저는 그게 충격적으로 좋았어요. 젠틀한 방식으로 손님이 최고의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느낌이랄까요? 한국에서는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라고 먼저 묻고, 손님이 원하는 대로 다 맞춰주는 방식이라면, 런던에서 제가 경험했던 것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그런 경험을 처음 해봤는데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음식, 요리를 매개로 그런 총체적으로 아름다운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거고요.


최경아 이렇게 공간을 비싸고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 놓으면 돈 많은 재벌 집 아들인 줄 아는 분들도 있겠어요. (웃음)


이태성 실제로 이 전에 한남동에 있었는데, 그렇게 오해하는 어머니들이 많았어요. 재료와 도구들도 좋은 것들로 쓰니까, “이렇게 해서 남는 거 있어요?”라고 묻는 분들도 계셨고, ‘저 사람 겉멋만 가득한 사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놀아 주듯이 다가가니까 결국에는 그런 소문이나 오해는 줄어들더라고요.


최경아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 그렇게 못 했을 것 같아요.


이태성 그렇죠. 저는 제 공간에서 아이들에게 뭘 특별하게 알려주는 사람이라기보단, 서비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스스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서비스해 주는.


최경아 태성 님은 어떻게 나이 들고 있나요? 


이태성 음… 글쎄요.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것 같은데요? (웃음) 제가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요. 순수한 아이들처럼요. 보통 아이들이 어디 가서 교육받으면 가끔은 꾸중도 듣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교육가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칭찬만 해요. 그리고 그게 순수한 사랑이라고 생각하고요.


최경아 저 역시 사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고요.


이태성 사랑이 밥만 먹여주는 게 아니에요. 뭔가를 통째로 바꿀 수도 있죠.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그게 삶의 전부라고 생각해요. 작년에 두부를 잃고 이것을 가장 크게 깨달은 것 같아요.


최경아 사랑을 정의하자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이태성 음… 글쎄요.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관심’인 것 같아요. 가장 많이 그 사람을 알아주는 것. 이를테면 “오늘 머리 바뀌었네?”, “너 마음이 오늘은 이렇구나!” 하는 것들을 지속해서 알아주는 거요. 생각보다 그게 힘들거든요. 관심 갖고 계속 관찰하고 알아줘야 하니까요.


  202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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