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매일 보고 싶은

[대한민국] 인천공항

by 삼남매

2013년 엄마를 잃어버렸다.


10년 동안 잠잠했던 암이 재발했다. 남겨진 우리 셋은 무엇을 먹어도 맛있지 않았고, 무엇을 해도 기쁘지 않았으며, 무엇으로도 엄마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엄마를 놓아주기 싫어 가족 반지를 맞췄고, 엄마의 생일과 기일을 새겨 넣었다.

어쨌든 살아가야 하기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밖 없었다. 첫째와 둘째는 회사에 출근을 하고 셋째는 학교를 다녔다. 첫 번째 엄마의 기일이 지나고, 두 번째 엄마의 기일이 지나고, 세 번째 엄마의 기일이 지나, 네 번째 엄마의 기일이 돌아와도 엄마가 없다는 사실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항상 바쁘고 빠듯했다. 삼남매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느라, 가족이 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어느덧 우리가 돈을 벌게 되었고 평생 고생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었다.


아빠가 환갑이 되는 해에 해외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산을 좋아하는 엄마와 아빠에게 스위스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부모님 몰래 셋이 함께 적금을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또 아파진 거다. 슬펐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겼는데... 억울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이 택이에게 묻는다.
"우리 택이는 엄마가 언제 젤로 다 보고 잡데?"
울먹이며 택이가 대답한다.
"매일요"


처음 들었던 날에도, 시간이 지나 들어도, 언제나 가슴이 저리며 눈물이 나는 대답이다. 그렇다. 엄마는 매일, 불현듯, 내가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퇴근길에 첫째와 둘째는 또 이야기를 한다. 오늘도 엄마가 보고 싶다고. 엄마는 죽은 게 아니라 잠깐 여행을 간 것 같고, 세상 어딘가에 엄마가 있을 것 같다고.


그러다 정말 뜬금없이 첫째가 이야기한다.
"우리 엄마 찾으러 세계여행이나 갈까?"
"뭐... 엄마 찾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긴 하지만, 그냥 우리 삼남매 추억이나 만들고 또..."


말이 끝나기 전에 둘째가 대답을 한다.

"그러자! 인생 뭐 있어. 죽으면 끝인데 하고 싶은 거 하고 삽시다!"


바로 셋째에게 전화를 건다.

"야 우리 세계여행 가자!"


그렇게 엄마가 떠난 지 5년이 되는 해에 첫째는 퇴사를 하고, 둘째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셋째는 군대를 제대했다. 뜬금없이 시작된 첫째의 한마디에 어딘가에 있을 엄마를 찾아 삼남매의 세계일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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