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우리의 인연은

[스리랑카] 하푸탈레 & 미리사

by 삼남매

부모와 자식은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는 걸까?

우리의 만남은 그저 운명인 걸까?


자식을 선택해서 낳을 수 있다면 엄마는 과연 우리 삼남매를 선택했을까? 셋 중 하나만? 아님 셋다 싫다 했을까? 우린 다시 태어나도 엄마가 우리 엄마였음 좋겠다고 노래를 부르는데, 엄마는 어떨지 참으로 궁금하다.



스리랑카에선 예상치 못한 운명 같은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하푸탈레 립톤싯(Lipton's Seat)

일출로 나름 콧방귀 뀌는 이곳에 해 뜨는 것을 보겠다는 의지로 어두컴컴한 새벽 4시에 길을 나섰다. 툭툭을 타고 숙소에서 립톤싯 입구로 이동했다. 입구에서 내려,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경사진 길을 걸어 올라간다.

커피와 사모사를 먹으며 일출을 보고 있을 때, 스리랑카 친구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어 달라 부탁을 했다. 인증샷도 남겼고 차밭도 구경했겠다,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툭툭이 있는 정거장으로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던 중, 우리 옆으로 차 한 대가 멈춰 선다.


아까 사진을 찍어준 친구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정거장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차에 올라타자, 별안간 그들이 우리에게 제안을 한다.


"우리 폭포로 놀러 갈 건데 괜찮으면 너네도 갈래?"

산을 타러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걷는다고 생각할 때쯤 드디어 폭포가 보였다. 여행자들은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그곳에서 그들의 배려 덕분에, 날 것 그대로의 웅장한 풍광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캔디 기차역 (Kandy Station)

또 다른 인연은 하푸탈레로 가기 위해 도착한 캔디 기차역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타야 할 기차가 어떤 건지 몰라 헤매고 있을 때 "다음 기차를 타면 돼요"라는 한국말이 들렸다.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던 현지인의 목소리였다.

이런저런 짧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는 미리사에서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곳에 올 일이 있다면, 자신의 숙소에 머물길 바란다며 명함을 건네줬다.


우리가 계획한 스리랑카의 마지막 도시는 미리사와 20분 정도 떨어진 웰리가마였다.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라 서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쉬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곳을 선택했다. 근처에 있는 아저씨가 떠올랐지만, 배낭을 메고 이동하기가 귀찮아 미리사는 가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밥을 먹고 숙소로 가기 위에 들어섰던 골목에서 우연히 아저씨를 만났다. 웰리가마에 사는 어머니를 뵙고 돌아가는 길이란다. 우리는 우연이 두 번이면 운명이라 생각해 아저씨네로 옮기로 했다. 덕분에 소박한 스리랑카 가정식도 처음으로 먹게 되었다.



스치는 작은 인연도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주는데 우리는 엄마에게 어떤 추억을 선물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에게 받은 건 많은데 준 게 없는 것 같다.


다시 인연이 된다면, 그땐 내가 엄마가 되고 엄마는 나의 사랑스러운 자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엄마 나에게 했던 것처럼 나도 엄마에게 모든 걸 해 줄 수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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