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카드와 뜻밖의 인연
잃어버린 카드와 뜻밖의 인연
지난 금요일, 매장은 소비쿠폰 덕분에 여느 때보다 더 시끌벅적했다. 요즘은 매일이 바쁘지만, 금요일의 북적임은 특별했다. 문이 열리며 두 명의 여성이 들어왔다.
그들은 이것저것 상품을 고르더니, 계산대 앞에서 서로 먼저 계산하겠다고 장난스러운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한 명이 카드로 결제를 마치고, 두 사람은 숙소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소리를 남기고 매장을 떠났다.
다음 손님, 한 남성의 결제를 준비하던 순간, 스캔바 옆에 놓인 카드가 눈에 띄었다. 다행히 그 남성은 카드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내게 건네주었다. 나는 카드를 서랍에 보관하며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금요일이 지나고, 토요일이 되어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요일은 내 휴무일이라, 동료에게 카드 이야기를 전하며 부탁을 남기고 퇴근했다.
월요일 저녁 7시, 아르바이트 시간이 시작되자마자 한 여성이 매장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약간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 혹시 우@카드를 못 보셨나요?”
“아, 여기 있어요. 지난 금요일에 놓고 가셨죠.”
나는 서랍에서 카드를 꺼내며 말했다.
“그런데 금요일에 계산하신 분과는 다른 것 같은데, 본인 카드 맞나요?”
“제 거 맞아요. 여기 영문 이름 있죠.”
그녀는 카드를 받아 들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추가로 확인할 방법이 있으신가요?” 나는 신중하게 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맥주 하나 살게요. 휴대폰에 결제 내역이 찍히면 확인되겠죠.”
“굳이 그렇게 안 하셔도 되는데…” 나는 웃으며 제안했다. “최소 금액으로 풍선껌 하나 계산하시는 건 어떠세요?”
그녀는 풍선껌 대신 새콤달콤 사탕을 골랐다. 계산이 끝나고, 띵동 소리와 함께 그녀의 휴대폰에 결제 알림이 떴다.
“제 카드 맞죠?” 그녀는 알림을 보여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여기서 못 찾았으면 분실 신고하려고 했어요.”
궁금증에 그녀에게 직업을 물었다. 그녀는 영화 제작 미술팀에서 일한다고 했다. 내일이면 여수로 이동해야 해서, 마지막으로 매장에 들러 카드를 확인한 거라고 덧붙였다.
나는 그녀에게 내 명함을 건넸다. 그리고 브런치에 연재 중인 글을 소개하며 말했다.
“어느 날 당신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사랑받을지도 몰라요.”
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저도 브런치를 자주 봐요. 이혼을 잘 준비하려고 읽고 있죠.”
그 순간, 새삼 깨달았다. 우리의 삶에서 모든 순간, 모든 만남은 정보이자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