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은 네가 알아야지

감정 원인 파악 후 감정 전이 차단하기

by 조이카멜

'아 그게 꼭 필요한 거예요? 그렇구나..'


단전에서 스멀스멀 밀려오는 짜증을 새어 나오지 않도록 막아보지만 마지못해 애매한 답변으로 표현해 버렸다. 회사에서 서로에게 자료나 업무를 요청하는 것은 흔한 일이인데 왜 이날은 유난을 부렸을까. 나의 계획상 오늘은 정시퇴근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그 부탁으로 인해 단 10분이라도 퇴근이 늦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은 잘못한 것은 없다. 그도 그렇게 급한 부탁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업무 차원임을 인지하였음에도 감정표출을 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는 그나마 가벼운 예시일 뿐이고, 다른 이유에서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나도 모르게 엉뚱한 곳에서 드러내어 감정의 경계가 무너질 때가 있다. 이것이야 말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것이 아닌가. 쉽게 공감될 사례는 가정에서의 모습이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혹독한 피드백을 듣고 집으로 귀가한 날이면 이를 가족들에게 그대로 말하기도 민망하여 말수가 부쩍 없어지고 심하면 짜증을 내기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이런 일이 잘못 쌓이게 되면 가정 불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차라리 내가 무슨 일이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이해해 달라고 먼저 밝히는 편이 낫다. 보통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감정 상태나 그 원인을 잘 모르거나 상대방 모르게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하기 떄문이다.


회사 생활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가족은 가족이라서 이해해 줄 수 있지만 회사는 관용의 범위가 축소된다. 한두 번은 개인적인 사정 있겠거니 하면서 이해하겠지만 반복되면 사람들에게 감정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각인될 것이다.


이렇듯 내가 무엇 때문에 이 감정이 드는지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여 '감정의 경계'를 정하고 그 감정을 다른 곳에 전염시키지 않도록 '감정 전이'를 막는데 힘써야 한다. 감정의 파도가 몰려오는 것이 느껴질 때 가장 쉽고 유명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 바로 심호흡을 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물리적으로 공간 이동을 하는 것이다. 정말 말 그대로 흐름을 끊는 방법이다. 가만히 앉아서 내적 애씀으로는 싸우면서 이기기 힘들다.


그런데 나는 감정 조절을 열심히 하는데 상대방이 감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업무를 하는 건지 감정싸움을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몇 번 있다. 대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나도 상대방도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화를 끝내고 싶었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업무를 할 때는 감정적인 요소는 배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업무의 목적은 누구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는 감정적인 사랑과 업무를 해야 할 때는 의식적으로 나의 감정을 배제시키고 상대방을 받아주는 편이다. 그렇다고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빠른 대화 종결로 인해 업무의 낭비되는 시간을 막고 다른 곳에 에너지를 더 쓸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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