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역시 아무런 새해 다짐 없이 무미건조하게 시작됐다. 언젠가부터 새해에 작심삼일 같은, 작정한 계획이나 큰 다짐이 없는 채로 새로운 한 해를 맞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게 좋다.
거창한 다짐이나 포부 없이도 무탈하고 별일 없는 하루 같은 새해. 아무리 계획을 야무지게 세우고 소원을 간절하게 빈다 한 들, 다 이뤄지는 마법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그래도, 가족의 건강이나 안녕 같은 아주 일상적인 소원은 늘 마음속에 품고 있고, 늘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새해가 됐다고 해서 꼭 다시 다짐을 빌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작년 한 해가 내게는 유독 잔인하게 힘들고 어려웠으므로 올해는 좀 쉽게 풀리고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어려운 일도 잘 헤처 왔으므로 앞으로는 더 단단하고,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위로를 많이 해줬지만, 사실 더 단단해지거나 성숙해지지 않아도 좋으니, 그럴 일이 애초부터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비는 것이 더 좋은 인생이다.
작년 한 해, 힘들고 아픈 일을 겪은 게 어디 나 하나뿐이겠냐마는, 내 아픔은 유독 크게 아프고, 힘드니 '나만 힘든 것'에 대한 원망도 많았지만, 이젠 그런 걸 어느 정도 털어내고 제 자리로 돌아온 느낌도 있다. '내 아픔만 아픔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아픔도 똑같은 아픔이다.'라는 걸 생각할 정도로 내 마음과 정신이 잘 버텨줬다.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고생 많았다고 칭찬 많이 해 주고 싶다.
올해는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저 무탈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아픔은 될 수 있으면 피해 가고, 다짐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별 일없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진심으로 빌고, 또 기도한다.
모두에게, 해피 뉴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