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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해 Jan 19. 2024

인간에 대한 애정

사람은 그저 사람이기 때문에 귀하고 사랑스럽다


 용이 입에서는 처음, 공노인을 두고 작은아버지란 말이 나왔다. 삼촌도 아니요 아저씨도 아닌 작은 아버지, 그 호칭 속에는 무한한 애정이 서려 있었다. 길상의 가슴에도 용이에 대한 애정이 솟는다. 인간에 대한 애정.

토지 2부4권 274쪽에서 인용/ 마로니에 북스     


 토지라는 소설에는 여러 개의 러브라인이 있는데 그 중 백미는 용이와 월선의 사랑이야기다.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남자와 여자로서 나중에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애절하고도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월선이 병으로 죽은 후, 용이는 월선의 삼촌인 공노인을 작은아버지라 부르며 월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다.

 그런 용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길상은 용이라는 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솟는다.     


 젊은 시절에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대게는 두 그룹으로 나누어 생각했다.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이 그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나도 좋아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나도 싫어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지금도 생각이나 감정이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긴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어떤 사람이, 아니 사람들이 ‘인간’이라는 그 이유만으로 귀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인식이 내 안에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은 키가 크고 얼굴이 잘 생겨서 예쁜 것이 아니다. 그 속에 예쁜 마음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생각하는 고운 마음이 있어서 예쁜 것이다.      

 흔히 우리는 ‘사람이면 그렇게 못한다.’ ‘사람도 아니다.’같은 말을 할 때가 있다. 그 말 속에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휴머니즘이나 인본주의라는 거창한 말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사람에게는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그저 사람이기 때문에 귀하고 사랑스럽다. 

 그 생각이 더 확장되면 동물이나 식물조차도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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