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정도 시간이 지났다. 12월 6일, 신촌 해시계 매장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문제는 내가 안내받은 것과 전혀 다른 말을 들었다는 점이다. 내가 요청한 시계 브레이슬릿 봉의 교체가 요청사항에서 누락되어 있었다.
“제가 브레이슬릿 봉의 교체를 요청드렸는데, 그건 반영이 안 되어있나요?” “아, 그것을 다시 반영하시려면, 저희가 스와치 본사에서 시계를 다시 수령하고, 고객님께서 매장에 다시 방문하여, 수리의뢰서를 다시 작성하셔야 합니다.”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2주 정도 지난 뒤에 받은 연락이었는데, 여기서 더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더군다나 내가 매장을 다시 방문해야 한다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알았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리더라도, 내게는 시계를 무사히 받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1월 26일, 63일 만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촌 론진 해시계 매장의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시계의 수리가 전부 완료되었으니 수령하러 오시면 된다는 연락이었다. 이미 애저녁에 세이코 5(Seiko5)의 스왑(Swap)과 오리스(Oris)의 오버홀(Overhaul)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목이 빠지도록 론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당일, 퇴근 이후 다음 약속에 늦으면서까지 시계를 찾으러 가겠다는 선택을 했다.
매장을 방문하자 신촌 해시계 매장의 매니저님께서 시계를 건네어 주셨다. 시계 상태는 평범했다. 흠집은 깔끔하게 지워진 것 같았고, 무브먼트도 안정적인 것 같았다. 나는 대금을 지불하였다. 대금은 오리스의 수리비용인 26만 원의 2배에 가까운 47만 원. 지불을 마치고 시계를 가져가려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내가 요청드린 시계 유리와 관련한 것이었다.
“저, 시계 유리를 교체한 게 맞나요? 흠집이 너무 나있는데요.” “아, 확인해 보겠습니다.”
갑자기 매니저들이 다급해지기 시작했고, 나 또한 마음이 급해졌다. 설마, 내 시계를 오늘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닐까? 슬픈 예감은 현실이 되듯, 매니저가 돌아오며 내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계 유리가 교체가 안된 것 같습니다. 한 번 더 수리를 의뢰해 주시고 기다리셔야겠는데요?”
처참했다. 6~7주 기다려서 시계를 받았는데, 교체가 안 됐다면서 또 기다리라는 말을 듣게 되다니. 결론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 손에 론진은 없다. 론진 시계 수리는 이로써 최대 14주, 약 3달 가까이 걸리게 되었다.
그 이전부터 생기던 자잘한 문제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브레이슬릿 봉도 그렇고, 시계 유리 교체도 그렇고, 신촌 해시계 매장은 왜 내가 직접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계속 실수가 생기는 걸까. 그리고 심지어 몇 번의 전화와 확인, 감정 소모 끝에 내가 받은 대답이 “수리가 제대로 안되었으니 더 기다려달라”는 말이라니. 최악이었다.
중고 제품이든, 새 제품이든, 오버홀은 시계를 구매한 이상 필수적으로 겪게 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계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모든 서비스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신촌 해시계 매장은 그렇지 않았다. 느리고, 부정확하며, 불편했다. 세이코 5를 맡긴 수공사, 오리스를 맡긴 미림에 비해, 신촌 해시계는 서비스는 어느 것 하나 뛰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 가지가 분명해졌다. 이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 고객에게 시계 수리를 요청받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계 수리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어느 것 하나 프로페셔널 하지 않았다.
내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자 신촌 해시계 매장의 매니저가 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랬다. 사람이 하는 일이었고 실수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스와치 코리아(Swatch Korea), 특히 신촌 론진 해시계 매장의 사람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른 사람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어째서 이렇게 수준이 낮았는지 의문이었다. 저질 수준의 서비스. 나는 결국 다시 시계를 맡기고 수리 의뢰서를 받았다. 여전히 내 론진의 시계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과연 내 시계를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