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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Sep 27. 2024

생활은 간소하게


밤하늘의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 외에 캠핑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연습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 


캠핑을 떠나기 전에 신중하게 짐을 챙겨. 쓸데없는 것은 곧바로 무겁기까지 한, 수고롭고 귀찮은 물건이 되고 마니까. 심사숙고하여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챙기려고 노력해.


이것저것 챙기면 당연히 더 편한 캠핑이 되겠지만, 짐을 챙기고 장비를 펼치고 다시 정리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불편하더라도 간편하게 떠나는 게 좋아. 물건들에 치이고 지쳐 기다리던 별구경을 놓쳐버리고 싶진 않으니까.


몇 번 떠나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우리가 사는데 꼭 필요한 것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최소한의 것들을 이리저리 알뜰하게 사용할 때면 참 뿌듯해. 살아가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안심이 돼. 이 정도라면 어떤 거센 풍파가 와도 내 능력으로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겨.


사는 것도 똑같은 것 같아. 일상을 편하고 화려하게 해주는 것은 많고 많지. 하지만 '꼭 필요한가'는 다른 문제야. 삶의 규모를 너무 늘리지 마. 그 삶을 유지하게 위해 네가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렴.


여유는 소유에서 오는 게 아니라 여백에서 온단다. 손에 든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을 놓쳐버릴지 몰라. 너의 두 손을 적당히 비워두렴. 좋아하는 것을 만나면 바로 손을 뻗어 잡을 수 있도록. 필요할 누군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도록.


한 번 커진 씀씀이를 줄이는 건 쉽지 않아. 씀씀이가 늘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렴.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보다 집안을 가득 채운 물건들을 처분하는 게 몇 배는 더 힘들어. 네게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현명하게 구분하여 소유하렴. 새로 필요한 것은 가지고 물건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먼저 고민해 봐.


소박한 삶에 만족한다면 우린 언제든 자유로울 수 있어. 조금의 용기만 준비되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어. 잃을 게 별로 없으니까. 잃더라도 이 정도라면 금세 다시 해낼 수 있으니까. 소박한 삶은 자유를 보장한단다.


두 손에 모래를 가득 쥐려고 하지 말고 해변 모래 위에서 즐겁게 춤추며 노래하자. 커다란 텐트와 화려한 장비들보다 밤하늘의 별을 더 사랑하자. 맞잡은 손의 온기를 기억하자. 


- 밤하늘의 별을 세던 우리들의 추억을 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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