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쓰냐고 물어보면 살기 위해 쓴다고 말할래. 왜 계속 쓰냐고 물어보면 누군가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쓴다고 말할 거야.
내가 조금 더 합리적인 사람이었으면 글을 쓰지 않았을지도 몰라. 내가 효율적인 사람이라면 꽃씨를 심는 대신 꽃집에서 꽃을 샀을 거야. 하지만 알고 있지? 꽃씨를 심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행복을 누렸는지. 우리의 가슴에 새겨져 있잖아. 나는 꽃을 사는 것보다 꽃씨를 심는 게 좋아.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써. 그리고 그런 내가 좋아.
누군가의 손길로, 누군가의 글로, 누군가의 다정함으로 오늘의 내가 되었지. 나의 다정함 한 방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누군가의 순간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영원히 글을 쓰고 싶어. 때론 나를 위해, 때론 너를 위해, 때로는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위해.
그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 나를 살게 했다고 믿어. 그 힘들이 모여 모여 우리를 지탱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