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끝이 아니야.
브런치 작가로 인정받고 처음 연재글을 써본지 몇달 지났습니다. 벌써 30화 글을 작성중이네요. 아이들이 커가는 속도와 비례하여 시간 참 빠릅니다.
두 번의 육아휴직을 했던 눈치없는 아빠였다보니, 그 동안의 기고하거나, 인터뷰하거나, 메모장에 적어두었던 생각과 글을 편집해서 지금까지 적어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의 육아휴직의 끝은 비슷했어요. 글의 메인 이미지는 만화가 세옥(SE OK)님의 ‘STEEL BOY’란 육아아빠를 주제로 한 만화글책 중 한 컷입니다. ‘굿바이, 육아휴직의 끝‘이란 제목의 페이지. 실제로도 아이들이 저 그림처럼 슬퍼하거나 매달렸을까요?
1년 이상 육아휴직을 하고 복직하는 아빠 출근길에 울먹하는 아이들을 저는 실제로 겪었습니다. 착한 딸아이는 계속 쉬면 안되냐고 안기기까지 했어요. 만화가 분도 실제로 겪은 일을 그렸을거 같습니다.
당시 아이들은 아직 돈의 개념도 없고, 그냥 자기와 놀아주고, 밥 챙겨주고, 언제나 자기를 보호해줄 것 같은 부모에게 애착이 생기고 빠져들게 됩니다. 주양육자가 저였을 시절에는 저는 든든한 방패역할을 자처하였죠. 아내와의 바톤터치가 혼란스러웠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복직하는 날이나 그 일주일 전부터는 싱숭생숭하게됩니다. 복직의 두려움도 상당하고, 거주지와 근무지가 지방으로 너무 멀어서 기러기 생활도 해야되었거든요. 휴직 후 일을 잊어버리는데는 만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복직 후에 제 폼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반년이 걸린 듯 합니다. 그 사이 회사 인트라넷 시스템도 대폭 개편이 되어서 해매기 바쁜나날이었어요. 직급도 대리과장급이라서 복직 후에 회사가 저에게 바라는 건 상당합니다. 업무량이 엄청나죠. 중간관리자이고, 신입직원 행세를 하기도어려운 몰골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 복직 때는 온 가족이 아예 근무지인 원주로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나름 서울에 잘 정착하고 살다가 간 것이거든요. 원주가서 살면 아이들은 자연과 친하고, 독립심이 더 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렴한 집값으로 살림살이의 여유는 생겼지만, 아이들은차없이는 어딜 못 나가는 습관이 생기고 둘째가 열성경련으로 몇번 크게 아프고 병원이용이 어렵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는 적응 실패 등으로 2년 후 다시 우리 보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연고지아닌 거기서 잘 정착하시는 직원분들 참 많습니다. 대단하신분들이죠!
둘째 육아휴직 후 복직 때는 월세 30의 작은 골방하나 구해서 곰팡이와 씨름하며 살다가 운 좋게 1년만에 수도권으로 발령이 났네요. 우리회사는 수도권 발령이 좌천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원주는 브레인들만 가는 곳이에요. 저에게는 참 다행입니다.
이제는 여기서 어찌저찌 적응하며 아이들은 무사히초등학교에 연착륙하였습니다. 복직을 하면 마음은 참 편안해지는데, 육아를 안하게되어서 그런가봅니다. 주양육자에서 벗어나는 순간, 속물이라 그런지 육아를 멀리하게 됩니다. 몸이 자동반응하더군요. 퇴근 후에 그래도 아내를 도와주려는 폼새를 내보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맘에 들지 않아보입니다. 지금도 눈치를 보는 필자입니다.
지금은 아내가 휴직 중에 있습니다. 성장이 느린 둘째를 두고 도저히 맞벌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장기간 외벌이로 지내고 열심히 아껴보지만 살림살이는 쉽지 않습니다.
육아란 언제 끝날까요? 아이가 독립적이 되면 내삶만 챙기며, 돈 버는 것에 몰두하며 살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아이에 대한 책임은 평생 가지고 가는 것이라, 부모가 된다는 건 참 막중한 임무입니다.
그래도, 아이와 같이 저는 부모로써,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가며 같이 성장하는 건 참 좋습니다.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의 어린시절을 소환해보게 되고, 우리 부모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이해를 하는 계기도 됩니다. 35살이 지나가면 나뿐만 아닌 모습이 바뀌어가는 부모님을 보며 늙어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며, 길가에 노인분들을 보면 언젠가부터측은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철이드는 거겠지요?
때로는 복직하고 일에 매몰되어 아이들 잘 시간에 오는 것이 참 아깝다고 느끼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아이들 자는 모습이라도 보며 위안을 얻고, 그날 잘 지낸 아이들의 순수하고 이쁜 모습을 마음 속 서랍에 차곡차곡 잘 쌓아봅니다. 가족을 챙기는 가장의 의젓한 생각, 가족 및 남까지도 생각하며 사랑하는 온기가 아이들 세대에도 잘 이어지도록 노력하며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브런치북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