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다 그린다 작은 이해에 다가가도록...
오랜만에 떠나는 발걸음. 2014년 여행 당시처럼 중간에 스케치를 그만두지 않도록, 방황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여행의 목적을 설정하였다. 그것은 나의 취미이자 생활인, 독서; 문학
근 현대 소설가들이 묶었던 호텔이나 주거지, 그들이 즐겨 찾던 카페와 바, 소설의 배경, 그리고 독서하기 좋은 장소들. 그렇게 문학과 독서의 시간이 스케치를 채워갔다.
타인보다 훨씬 풍부하고 정확하게 인간 세상을 읽고 캐낼 수 있는, 극도로 섬세한 감성의 이들 소설가들은 숙소의 환경에도 예민했고, 미식가인 경우도 많았다.
그런 그들의 마음에 들었던 장소를 담은 스케치, 그곳을 묘사한 소설의 문구, 그리고 관련된 일화와 함께 여행지를 소개하려 한다. (필요하다면 사진과 동영상도 추가하겠다.)
프루스트가 적었듯, 소설의 인물들은 ‘실제’가 아니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비춰주는 매개가 되어, 독자가 현실 속의 타인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문학 여행은 이런 독서의 연장선으로, 소설 속 인물들, 즉 작가의 시선을 직접 엿보게 해 준다.
오감으로 여행지를 체험하며, 그들이 어떤 배경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코르타 쥐르의 호화로운 호텔과 정원을 뒤로하고 바다와 마주했을 때, 당신은 개츠비나 로즈메리가 무엇을 보았는지 직접 느끼게 된다.
파리에서는 사강이 즐겼을 즉흥적인 재즈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칵테일 한잔과 함께, 사르트르와 헤밍웨이가 글 쓰던 테이블에 앉아, 그들이 남긴 희미한 기억의 잔상을 음미한다.
우연히 발견한 북카페에서 달콤한 핫쵸코 한잔과 함께 마음의 휴식을 가지기도 한다.
뒤늦게 접한 소설에서 여행 중 방문했던 장소가 묘사되자, 그제야 그곳이 문학적 배경임을 깨닫고 흥분하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이렇게, 문학과 여행은 꽤 괜찮은 앙상블이라고 결론지으며 160일의 첫 문학 여행을 마무리했다.
여행이 흔한 세상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사진이 기록의 주된 수단이다. 이 책을 참고로, 누군가 여행 스케치를 시도하길. 그것이 색다른 여행의 감각으로 이어지길, 새로운 기록 습관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