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미운 고양이 새끼
다른 형제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아기 오리 이야기 ‘미운 오리 새끼’. 미운 오리는 결국 백조였고, 하얗고 큰 아름다운 날개를 펴고 날았다는 유명한 동화다.
나는 하리와 하루를 보면서 이 유명한 동화를 떠올렸다.
하리는 노르웨이 숲 고양이종으로 인기가 많고 값비싼 품종묘이지만 꼬리 끝이 휘어져 태어났다는 이유로 입양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리의 휘어진 꼬리끝은 긴 털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데다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그걸로 품종묘로는 가치가 없는 고양이 취급을 했다고 했다.
그로인해 좋지 못한 곳으로 입양을 간 하리는 제 때 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해 발정이 나 집을 뛰쳐나갔고 길에서 만난 한 고양이를 통해 임신을 한 채 발견되었다. 하리는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 네 마리가 엄마를 닮아 장모의 노르웨이 숲 고양이로 태어났고 딱 한 마리만 아빠를 닮아 단모의 줄무늬 고양이로 태어났다. 그 한 마리의 미운 고양이 새끼가 바로 하루다. 하리를 닮아 노르웨이 숲 고양이라는 품종묘로 보이는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은 날개 돋친 듯 재빨리 입양이 진행되었지만 혼자만 줄무늬 단모로 태어난 하루만 끝까지 입양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동생의 남자친구 역시 하리만 입양하려 했으나 당시 주인이 하루까지 데려가지 않으면 입양을 보내지 않겠다고 나서 어쩔 수 없이 둘을 같이 입양했다고 했다.
꼬리가 휘어진 하리는 그랬기 때문에 하루를 임신할 수 있었고.
혼자 단모로 태어난 하루는 그랬기 때문에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끝까지 엄마인 하리와 함께 살 수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캣타워 꼭대기에는 하루가, 그 아래층에는 하리가 누워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고양이들의 인생이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미운 오리 새끼 동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