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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Nov 19. 2021

동사로 사는 삶

 '피다'


나는 동사 중에 ‘타다’와 ‘피다’를 좋아한다. 젊을 때는 불타오르는 느낌의 격정적인 동사 ‘타다’를 좋아했다. 불타는 심장과 영혼으로 불타는 사랑을 하던 때였다. 커피도 타마시고 월급도 탔다.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조증과 울증의 경계를 넘나들며 뜨겁게 살았다.     


그렇게 20대를 보내고 나니 30대가 찾아왔다. 조금씩 불꽃이 사드라들고 성숙이 피어나는 나이였다. 하지만 그 시절은 동사가 아니라 육아와 살림이라는 명사로 살아야했다.     


점점 나이들어 이제는 아이도 자라고 뾰족했던 마음도 불어난 살집처럼 둥그러졌다. 다시 동사가 마음에들어왔다. ‘피다’.     


‘피다’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꽃봉오리 따위가 열리는 것, 불이 살아나는 것, 얼굴이나 기색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온다. 모두 중년에게 설레는 의미다. 꽃이 피어나듯 얼굴도 피어나고 따뜻한 불까지 피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피어나는 오늘, 이제는 글로 피어날 내일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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