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 아포리아

by 정작가


유시민이라는 저자를 알게 된 것은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모르긴 몰라도 저자가 정치로 크게 이름을 알리기 전으로 기억된다. 그 이후 저자의 정치이력은 수많은 세인들에 관심에 힘입어 양날의 칼처럼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정치적 성향이야 어떻든 이 책에서는 정치를 떠나 자유인으로서 처음 발을 내딛는 소회를 밝히는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저자 개인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삶의 방향에 대한 사유의 틀을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삶에 유용한 지침서가 되리라고 본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그동안 지식소매상(?)의 역할에 충실했던 기존의 저작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위시하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후불제 민주주의> 등은 보편적인 읽을거리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반면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자전적인 성향이 짙은 책으로 저자의 인생경험과 가족사, 개인의 감정과 고민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그동안 정치인의 이미지로만 각인된 저자의 이미지를 버리고, 인간 유시민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일찍이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청춘의 독서>라는 책을 통해 저자가 보여주었던 해박한 지식과 혜안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비록 이 책이 그동안의 저작들에 비해 다소 자전적인 성향이 짙기는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이 책에서도 저자는 지식소매상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된 부분은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로 마음먹었다고 저자가 의지를 피력한 대목이다. 이런 생각은 그동안 평탄하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저자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어느 누구 못지않게 정치적인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정작 정치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은 것은, 정치가 연대적인 의미로서는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는 것이 저자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며 글을 쓰고, 그런 과정을 즐기며 앞으로도 그런 일을 하며 살겠노라는 일종의 자기 암시적인 성향을 피력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평생의 과업이 된 글쓰기는 역설적으로 시대의 아픔을 짊어진 저자의 시련이 그 단초였다. 합동수사부 조사실에서 자술서를 쓰면서 자신의 글쓰기의 대한 역량을 깨달았다는 저자의 말은 어찌 보면 시대가 만들어 낸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인문학적인 사유를 위해서도,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위해서도, 나아가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가치를 피력한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삶의 기쁨, 존재의 의미, 인생의 품격을 찾으려는 하는 사람들은 이 책 속에서 충분히 그런 가치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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