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현 감독(2005) / 대한민국
<웰컴 투 동막골>은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사라져 가는 순수성에 대해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사상과 이념의 대립이 최고조로 치달았던 시기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전쟁. 그 시대를 배경으로 강원도의 한 촌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인간의 사상과 이념조차도 순수한 인간의 본성을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때 묻지 않는 순수함. 사상과 이념과는 먼 마을 주민들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나서는 연합군(?)들의 출정은 그래서 감동적이다.
순수함의 표상인 그녀(강혜정 분)를 지키지 못한 책임은 원죄가 되어 더 이상 순수함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의지에 찬 결의를 솟아오르게 만든다. 포탄세례를 불꽃축제처럼 즐기는 마을 주민들의 순수함. 그런 순수함을 그 어느 누구도 짓밟을 자격은 없다. 문명의 창조자인 인간이 오히려 문명의 덫에 걸려 신음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본연의 가치인 순수로의 회귀는 후퇴가 아닌 인간의 본성을 찾게 만드는 귀중한 동력이다.
산업화 시대로 인한 자연 훼손이 결국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처럼 인간의 순수성이 훼손되면 발전하는 문명 또한 인간을 파멸시킬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웰컴 투 동막골>은 각박해져 가는 세상 속에서 더욱 빛나는 순수의 가치를 일깨워주게 만든 감동적인 작품이다. 영화 <박하사탕>이 순수를 향한 회귀를 지향하고 있다면, <웰컴 투 동막골>은 순수함을 지켜야 하는 당위성을 피력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