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영 / 원앤원북스
마흔 다섯 된 외벌이 가장이 공공기관을 박차고 나온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그렇게 공공기관을 나와 1인 기업가가 되었다. 요즘 1인 기업이 대세다. <창업 비용 2만원, 1인 기업으로 살아남기>는 이런 돈키호테와도 같은 저돌적인 한 기업가의 이야기다.
책날개에 앞부분을 보면 지은이의 약력과 이력이 나온다. 내용을 보면 50대에 이르기까지 20번이 넘는 취업과 창업을 거친 다소 독특한 경력의 사나이를 대면할 수 있다. 그는 바로 사람과 직업연구소 대표 컨설턴트이자 전직전문가기업 인덱스루트코리아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정도영이다. 수십 차례 전직하고 창업한 이력이 그대로 전문가로 자리 잡은 경우다. 그렇다면 과연 저자는 어떻게 해서 1인 기업가로 독립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런 물음에 책은 친절한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1인 기업은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봄직한 일이지만 실질적으로 현실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나선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로 일단 1인 기업가가 된다면 엄청난 기쁨을 누리겠지만 그런 이후부터 맞이하게 되는 어려움 또한 양날의 검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 기업가가 되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좋은 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해볼 수도 있겠다. 저자는 1인 기업의 장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방식대로 산다는 자부심
이것이 어쩌면 가장 큰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이해관계, 인간관계, 반복적인 일과 등 뭔가 매여 있는 기분으로부터 해방된다는 느낌이 큰 메리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흔히들 직장 시절을 떠올려 보면 정작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은 힘든 업무가 아니라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우리는 불필요하게 신경 써야 하는 인간관계나 이해할 수 없는 업무지시 등 괜한 것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산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면 누구라도 1인 기업이 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배우고 실험하고 전달하는 즐거움’, ‘노하우가 생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등을 꼽는다.
반면 1인 기업 시작 후 맞닥뜨리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 연속되는 불안과 긴장감, 혼자 일한다는 외로움이 그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기만의 원칙을 지켜나갈 때 1인 기업은 성공가도에 오를 수 있다. 저자는 두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 맡은 일에서는 좋은 평판을 만들라
-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 되자
1인 기업의 특성은 직원이 한 사람밖에 없다는 것이므로 사람자체의 평판은 기업의 이미지와도 직결된다. 그런 사람이 편한 느낌을 줄 때 1인 기업가로서의 입지는 더욱 다져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직원들이 존재하는 일반 기업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 모른다.
1인 기업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력으로 부쩍 줄어든 일자리를 들 수 있겠다. 이것이 외적요인이라면 저자가 생각하는 내적요인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일로도 먹고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믿음이 팽배해졌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시장가치를 높이는 1인 기업의 마인드’란 장을 살펴보면 저자가 주창하는 1인 기업이 지향해야 할 네 가지 덕목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전문성의 지향, 자율성 추구, 일에 대한 책임의식, 계약기반 마인드이다. 이는 오로지 믿을 것이라고는 기업의 온정이 아니라 자신의 역량뿐이라고 하는 처절한 현실인식에 근거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준비단계를 위한 7단계 질문이다. 물론 성공적 운영을 위한 8단계 점검, 시작하는 1인 기업을 위한 핵심 팁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 상황을 탈출하여 새로운 세계에 진입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1인 기업가의 선결조건이라면 다음과 같은 물음에 응당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나만의 콘텐츠와 콘셉트는 무엇인가?
- 나는 어떤 역량이 강한 사람인가?
-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
- 일할 자격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 퇴사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원하는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
책의 제목처럼 1인 기업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살아남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 말은 그만큼 처절한 생존본능에 익숙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실전에서 어려움을 이기고 1인 기업가로서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각 파트별로 1인 기업 인터뷰라는 장을 마련해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면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1인 기업가 중에는 온라인 쇼핑몰 대표도 있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는 1인 기업의 가치가 어떤 한 방식으로 수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드러내준다.
에필로그를 보면, ‘1인 기업으로 살아남고 싶은 사람을 위한 마지막 팁’이라는 제목으로 시작을 주저하는 이들의 위한 제언을 들려준다. 여기에서 말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바로 자신이 내린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자신의 선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1인 기업은 결코 돈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되며, 막연히 트렌드를 따라가라고도 권고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가?’라는 물음 하나면 족하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또 다른 질문에 답하면 된다.
잘할 수 있는가?
정말로 좋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