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그대로
사람의 마음은 정원과 같아서 지혜롭게 가꿀 수도 있고 거친 들판처럼 버려둘 수도 있다.
생각이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서 핵심은 마음 상태에 대한 주체적인 의지다. 이는 다음 구절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정원사가 자기 정원에서 잡초는 뽑아버리고 자기가 원하는 꽃과 과일나무를 심고 키우는 것처럼, 사람은 자기 마음이라는 정원에서 그릇되고 쓸데없고 불순한 생각들은 없애버리고, 옳고 유익하며 순수한 생각들의 꽃과 열매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다.
위 구절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오로지 마음먹기에 달렸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마음의 공터를 가꾸든 방치하든 그것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의 몫이다. 여기에서 또 하나 새로운 인식은 저자가 환경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환경은 생각으로부터 나온 산물이다.
언뜻 생각하면 환경은 주어진 산물에 불과할 터이지만 제임스 앨런은 환경을 생각의 산물이라고 단언한다.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의 결과가 환경으로 표출된다는 인식은 기존의 가치체계를 허물어버릴 만큼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과연 이런 생각의 근저에는 어떤 사상이 깔려있는 것일까? 조금씩 그의 사상 속을 파고들다 보면 환경에 대한 인식이 그 존재론적인 방식을 규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환경이 외부의 산물이라고 믿고 있는 동안에는 외부 상황에 시달린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고로 환경을 내적인 생산의 발로라고 생각하든 외부의 산물이라고 믿든 간에 그것은 그대로 현실에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양자역학에서도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물성이 변하는 물리학에 반하는 속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환경 또한 그런 인간의 마음 가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생각과 행동은, 만약 비천한 것이면 영혼을 감금하는 운명의 간수가 되고 만약 고귀한 것이면 영혼을 해방하는 천사가 된다.
결국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환경이 아니라 자신이 택한 생각과 행동이다. 저자의 말처럼 '환경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므로 애초에 운명을 탓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탓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이 주체적으로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까? 제임스 앨런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다만 그런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 없이 막연히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고작 부(冨)라고 할지라도 엄청난 자기희생이 필요한데, 인간은 더 큰 것을 얻으려고 하면서도 작은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일갈한다. 가난한 사람, 과식으로 인해 질병에 시달리는 부자, 노동자를 고용한 고용주의 사례는 어째서 자기 의지대로 운명을 개척할 수 없는지 명징하게 드러내주는 예화다.
우리나라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난다'라는 말이 있다. 제임스 앨런은 인간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 '선은 악을 낳을 수 없다'라는 선언은 이런 자연적인 섭리를 그대로 일깨워주는 명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행복과 불행은 어디서 연원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또한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의 결과라고 말한다. '고통스러운 환경은 정신의 부조화가 빚어낸 결과'이고 행복은 그 반대의 경우다.
불행의 양극단을 이루는 것은 결핍과 과잉이다.
결국 불행한 사람들은 결핍으로 인해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욕구의 과잉이 되면 권태로움에 빠진다. 고로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중용의 가치를 실현할 때 비로소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올바른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나약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내면에 숨어있는 힘을 통해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를 체득하고 이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그렇지만 그런 내면의 힘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환경에 지배될 때 인간은 생각의 노예로 살아가며 운명에 종속된다. '사악한 생각이 낳는 결과'와 '아름다운 생각이 낳는 결과'는 우리에게 생각의 가치가 어떤 식으로 환경을 재구성하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야만적인 생각은 주색에 탐닉하는 습관으로 구체화되며, 이 습관은 궁핍과 질병이라는 환경을 낳는다.
순수한 생각은 절제와 자제의 습관으로 구체화되며, 이 습관은 안정되고 평화로운 환경을 낳는다.
비록 단적인 사례지만 생각의 결과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생각은 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좋든 나쁘든 어떤 일련의 생각들을 끊임없이 계속하면, 그 영향이 성격과 환경에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말한다. 고로 비록 누구도 보지 않는 마음 속이라도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나약하고 병든 생각을 떨쳐버린다면 그 어디서든 도움의 손길이 나타날 것이라고. 결국 긍정적인 생각의 힘은 환경을 바꾸며, 새로운 운명을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다.
그대는 그대가 원하는 모습대로 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