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온
생각하는 그대로
누구에게나 마음의 평온은 궁극적 이상향이다. 복잡한 사회라면 이런 바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종교의 지향점이 구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온을 찾는 것은 그만큼 이를 실현해 줄 마땅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제임스 앨런이 마음의 평온을 규정하는 방식은 전적으로 개인적 의지에 기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의 고요함은 지혜가 낳은 아름다운 보석이다. 그것은 오랫동안 끈기 있는 노력으로 자제심을 기른 결과이다. 고요한 마음은 원숙한 경험을 나타내며, 생각의 법칙과 작용에 관해 비범한 지식을 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평온한 마음에 도달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제임스 앨런은 종교와도 같은 이런 이치에 통달한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마음의 평온은 역설적으로 세속적인 측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는 마음의 평온이 세속적인 측면과 배치되는 듯한 고정관념을 한방에 깨트린다.
마음이 차분해질수록, 성공과 영향력도 커지고 선을 행하는 능력도 커진다. 평범한 사업가라 할지라도, 보다 큰 자제력과 평정심을 지닐수록 사업도 더 크게 번창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침착한 태도를 지닌 사람과 기대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앨런은 마음의 평온을 평정심으로 규정한다. 다음 구절에서 저자의 이런 의식적 반향을 엿볼 수 있다.
평정심이라 일컬어지는 완벽하게 균형 잡힌 성품은 인격 수양의 마지막 단계이다. 그것은 삶의 개화이며, 영혼의 결실이다. 그것은 지혜만큼 귀중하며, 황금보다 더 탐나는 것이다.
지혜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황금은 물질적인 측면에서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상징한다. 마음의 평온, 즉 평정심을 이토록 수위에 두는 것은 인격적인 차원에서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이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가치를 물질로 환원한다. 인간의 정신적, 의식적 가치는 측량할 수 없다는 핑계로 내팽개치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산술지표로만 가치를 재단한다. 이는 앞으로 황금만능주의 시대가 작별을 고하고, 고차원적인 의식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선점해야 할 가치임을 인식해야 한다.
제임스 앨런은 ‘만족하는 마음은 능력이다’라고 단언한다. 인간의 물질적 능력을 중시하는 현세의 잣대로 보면 이는 현실적인 인식능력이 부족으로 판정받을 수도 있다. 물질을 중시하는 세상에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자제력이 부족해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물질과 정신의 가치가 양립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만족하는 마음이 물질적인 가치와 양립할 수 없는 이유는 물질의 속성상 이를 통제할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바닷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의 도가 심해지는 것처럼 물질 또한 그런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 만족하는 마음을 내적으로 체화시키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가치에 예속되지 않고, 정신적인 흐름에 의식을 맡겨야 한다. 1864년에 태어난 제임스 앨런의 사상이 아직도 우리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는 것은 이미 그 시절에도 물질적인 폐해가 인생을 가로막는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제임스 앨런이 직접적으로 물질의 폐해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마음의 평온을 이와 결부시켜 해석했던 것은 그만큼 마음의 평온을 다스리는 측면에서 물질이 주는 영향이 더욱 커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앨런의 철학과 사상이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도 그 영향력이 유지되는 이유는 아무리 물질이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도 여전히 마음의 빈한함은 채울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로 물질의 풍요가 인간의 마음을 평온한 상태를 이끌 수 없다면 이와는 별개로 새로운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세속적인 견지에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결국 마음의 평온은 정신이나 물질세계를 아우르는 고차원적인 상태임을 직시할 수 있는 것이다. 제임스 앨런이 평정심을 지혜보다 귀중하며, 황금보다 탐난다고 규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