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다.
수면 불규칙 상태에서 헤매는 중이라...
오늘은 월요일이니,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실천하자.
아침에 피곤한 채로 일어나
먼저 보리차를 따끈하게 데워서 한 잔 마시고,
바나나를 까먹으면서 어젯밤에 물에 담가둔 병아리콩을 삶으려고 불에 올린다.
그리고 1인분씩 포장된 미숫가루를 한 잔 타마시고,
낫토 한 팩 주워 먹고,
녹차 마시고 사과 깎아먹었음.
여기까지가 아침밥.
병아리콩이 다 삶아져서 꺼내어 몇 알 집어먹었는데 맛있다.
반납할 책이 있어 대충 씻고 나가서 도서관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충무김밥을 사 왔다.
보물찾기 하듯 숨어있는 오징어 조각을 발견해 가면서 김밥을 먹고,
이 닦고는 그대로 잠들었네.
김밥이 점심밥이 되었다.
깨어보니 늦은 오후.
여전히 피로가 가시지 않는 기분이라 계속 시간을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누워 빈둥거리다,
에잇, 일어나자.
책도 안 읽히고 괜히 왔다 갔다 집안을 서성이다가.
별달리 할 일이 없으니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한다.
껍질 벗긴 감자 한 개 깍둑 썰어서 물 조금 부어, 소금 몇 알갱이 넣어 냄비에 삶고,
밀가루에 물을 쪼르르 부어 묽은 반죽을 만들어 팬에 굽는다.
그렇게 대충 만든 얇고 큰 밀전병에
삶은 병아리콩과 깍둑썰기해서 삶은 감자,
갈색이 나도록 많이 볶은 양파채,
매운 고추가 조금 들어간 멸치볶음을 넣어 밀전병에 말았다.
평소에는 멸치볶음이 아니라 소불고기를 넣는데 오늘은 고기 없는 월요일이니 멸치볶음으로 대체한다.
그러니까 월요일의 이른 저녁은,
적양배추 채에 올리브유 드레싱,
절인 올리브 몇 알,
이것저것 넣은 밀전병,
(밀전병이나 브리또나 타코나 랩이나,
모두 다양한 내용물을 밀가루 부침개로 말아먹는 비슷한 류의 음식이다.)
국물 음식은 준비하지 않아 메밀차를 우려낸다.
삶거나, 삶아서 기름에 볶은 병아리콩은 맛있다.
목이 멜 수 있으므로 되도록 물기 있는 음식과 함께 먹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