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월요일, 14편, 콩국, 참치 김치찌개,
5월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2023년도 쏜살같이 날아가는구나.
나는 멍~ 하니 인생을 보내는 중인가?
어쨌든 이번 월요일에도 고기 없이 밥을 잘 먹었다.
아침에는 콩국부터 한 잔 들이켜고요.
유기농콩으로 만든 걸쭉한 콩국을 한 병 사 왔네.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밍밍한 맛이어서 소금 몇 알 뿌려 잘 저으면서 꿀꺽꿀꺽 마셨다.
나는 여름이 올 무렵에 꼭 콩국을 찾는다.
한여름에는 안 먹음.
콩국수도 안 먹음.
그러고 나서 껍질을 벗겨 잘라둔 토마토에,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를 섞은 드레싱을 뿌린다.
싱싱한 토마토는 단맛이 거의 없는 풋풋한 채소맛이다.
접시에 남은,
토마토 찌꺼기가 섞인 올리브유 드레싱은 구운 잡곡빵 한쪽으로 싸악 닦아먹고요.
말린 체리 몇 알 먹고 녹차 한 잔으로 아침은 마무리했다.
다시 잠이 듦.
그렇게 잠들어서 늦은 오후에 일어났다.
또 콩국 한 잔 들이켜고요.
(유통기한이 짧아서 얼른 먹어치워야 해, 헤헤)
도라지정과 한 뿌리 우걱우걱, 파워 있게 먹어주고요.
이런 맛을 좋아한다.
씁쓸한 맛에 은근하게 단맛을 추가한,
인삼정과라든가 홍삼양갱 류.
튼튼해져라, 튼튼해져라~~~
저녁에는 참치 넣은 김치찌개를 끓이기로.
시큼해지는 배추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채에 거른 김칫국물과 다시마물 조금 부어 바글바글 끓이다가.
기름기 쪼옥 뺀 참치 통조림을 넣고,
매운 고추 두 개 다져서 추가.
마지막에 고춧가루 약간 뿌렸다.
설탕 같은 다른 양념은 넣지 않아요.
달고 단 초콜릿이나 사탕, 엿과 캐러멜,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지만,
반찬이 단 건 싫거든.
두부가 있으면 좋았겠으나 없으므로 그냥 국물 자박하게 김치와 참치만으로 끓였다.
갓 지은 뜨끈뜨끈한 흰밥에 빨간 참치 김치찌개 건더기 얹어서 한 입.
고소한 김부각으로 매운 혀를 달래고.
다시 김치찌개 얹어 밥 한 술.
나박김치 국물 한 입 들이켜고요.
나머지 김치찌개는 밥에 쓱쓱 비벼서 맛있게 먹었지요.
그리고 새우깡 집어먹다가 소금 없이 밍밍한 콩국 한 잔 더 마셨네.
노란 파프리카도 깨끗이 씻어 하나 깨물어 먹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치솟았던 파프리카 가격이 내려가니,
파프리카 잘 먹는 내게는 좋은 소식이다.
빛 공해에 관한 책 <우리의 밤은 너무 밝다>를 읽었다.
(아네테 크롭베네슈 지음, 이지윤 옮김, 시공사)
특히 크리스마스에서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기간에 도로, 각각의 건물들, 정원의 나무와 꽃들에까지 반짝거리는 전구들을 칭칭 감아 치장한 풍경을 보면서.
나무줄기와 이파리에 바싹 붙어 있는 전구의 열이나 빛에 의한 피해가 있을 텐데,
저래도 되는 건가,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었다.
책을 읽어보니 확실히 피해가 있고 이는 예상보더 더 큰 범위로, 훨씬 더 심한 문제였다.
인공조명으로 밤까지 활동시간이 길어지면서 인간과 생태계에는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오랫동안 자연스러운 밤낮의 질서를 따르면서 하루 24시간에 맞춰 온 인간의 생체 리듬은 인공조명으로 인해 불협화음을 일으키게 되었다.
우리의 뇌는 밤에도 전속력으로 일한다. 자는 동안에 우리의 신경 세포 사이에 낀 잔류물들을 제거한다. 그중에는 단백질 침전물도 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를 일으키는 데 일조하는 플라크 같은 것이다.
우리는 자면서 학습도 한다. 배운 것이 머릿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는데, 특히 행동을 통해 배운 것이 수면 중에 강화된다. 그러므로 학습기에 잠을 자지 않거나 너무 적게 자면 배운 것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부분을 잊어버리게 된다. 뇌가 아직 발달해야 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어두운 환경에서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멜라토닌이 신경 보호 작용, 즉 뇌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74, 75쪽)
그러나 사용 중인 또는 자기 전에 축적된 인공조명 파장으로 인해 멜라토닌의 생성, 분비, 활동이 제약 또는 방해를 받으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되고.
이렇게 정상 작동되지 않는 멜라토닌 분비는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단다.
우리가 문명의 상징인 양 밝은 조명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동안,
인체를 포함한 생명체들은 죽음과 파괴로 내몰리고 있던 거였다.
빛 공해 관한 문제를 알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