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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41편, 여름날의 아침밥

by 기차는 달려가고

어제오늘은 태풍 때문에 기온이 떨어졌지만

지난 열흘 남짓, 정말 힘들었다.

몸과 정신이 녹아내리는 듯 기력도 없고 의욕도 없고.

찜통더위에 음식 하겠다고 불 켜기도 무서운 데다 입맛도 깔깔하니 먹고 싶은 음식 종류가 확 줄어들었다.


그나마 상큼한 채소 샐러드는 입에 맞아서

채소 이것저것들을 잔뜩 손질해서 아침마다 샐러드와 빵을 먹었다.

찻물만 끓이면 되니까 밤에 재료 준비해 두면 아주 쉽게 아침 밥상을 차릴 수 있지.



샐러드 재료는 다양하다.

기본재료와 변화를 주는 추가재료로 구분하면.

기본재료는,

양배추, 양파-가늘게 채를 치고.

아오리사과- 얇게 저민다.

절인 오이- 얇게 저민 오이를 설탕, 소금, 식초를 조금씩 뿌려서 잘 섞어 절여 물기를 힘껏 짠다.

나는 날오이의 비릿한 맛을 꺼려서 날오이는 무조건 이렇게 절인다.


여기에 그때그때 삶은 계란, 게맛살, 참치, 닭 가슴살 같은 동물성 단백질 식품에,

푸른 잎채소와 당근, 토마토, 올리브 절임, 고구마나 감자, 단호박, 미역 같은 식물성 재료를 바꿔가면서 손질해 두면 다양한 맛의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

드레싱으로는 마요네즈에 레몬즙, 후춧가루에 설탕이나 꿀 또는 시럽 같은,

시고 단맛을 섞은 마요네즈 드레싱.

올리브유에 레몬즙이나 식초, 간장, 매실액 또는 설탕 같은 단맛을 섞은 오리엔탈 드레싱.

아니면 올리브유에 발사믹식초, 소금을 약간 섞지요.

나는 올리브유만 듬뿍 뿌려서도 잘 먹습니다.

샐러드 재료는 한 번 만들어서 사흘 정도 먹는다.



한창 무더운 여름에는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력이 약해지면서 아무거나 대충 끼니를 해결하기 쉬운데.

그러면 체력이 더 떨어지므로 싱싱한 채소라도 넉넉히 먹어야겠다.

그러다가 땀 뻘뻘 흘리면서 삼계탕, 장어구이를 먹어주어 몸을 보하고요.

무더운 여름에는 바싹 구운 고등어에 푹 끓인 누룽지도 맛있고.

참치쌈장 한 냄비 끓여두고 삼겹살 구워서 상추, 깻잎으로 쌈을 싸 먹으면,

으쌰으쌰 기운이 불끈 솟지요.


채소 듬뿍 아침을 먹으면서 일기예보를 보았는데.

문득 우리는 앞날,

즉 지금 바라는 일의 성사 여부를 미리 알고 싶어 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이 순간은 과거부터 흘러온 연장선이고.

미래라는 앞으로 올 시간은 우리가 향하는 방향성을 설명하겠지.


과거에 발목 잡히지 말고 미래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아야겠다, 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냥 묵묵히, 결과에 조급해하지 말고,

올바른 방향만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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