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39편, 치즈, 과일 샐러드
치즈를 몇 가지 사 왔다.
덩어리, 찐득찐득한 것, 슬라이스,
모양도 맛도 조금씩 다른 종류들.
치즈를 좋아하긴 하는데 늘 먹는 건 아니다.
빵에 곁들이는 정도.
가끔 간식으로 큐브 형태의 치즈를 홀랑 홀랑 까먹기는 하지.
주말인 오늘 아침에는 느긋하게 식사하고 싶었다.
치즈와 버터, 꿀, 통밀빵과 과일, 홍차를 준비한다.
먼저 음악을 틀어놓고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도 바라보면서.
치즈는 종류 별로 조금씩 덜어놓는다.
쓱싹쓱싹 통밀빵 두 쪽 썰고.
사과, 오렌지, 말린 블루베리 위에 플레인 요구르트를 얹는다.
홍차 잎을 주전자에 담고 펄펄 끓은 물을 붓지.
과일 샐러드 한 입 떠먹다 찐득찐득 치즈 바른 통밀빵 한 입.
홍차 한 모금 마시고,
덩어리 치즈에 꿀 뿌려서 한 입.
이번에는 꿀과 버터를 바른 통밀빵도 한 입,
과일 샐러드, 홍차...
뭐 이렇게 왔다 갔다 접시를 비웠답니다.
상 치우고 음악 듣다가 다시 물 끓여서 따끈한 매실청 한 잔.
느긋하게 보내는 휴일 오전이 좋다.
지금 이 시간에만 열중해야지.
아무리 백수라 해도
주중에는 뭔가를 열심히 하고 주말에는 푹 쉬는,
리드미컬한 일상을 보내야 하는데.
엉망이 되어버렸다.
생활 리듬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수천 번은 했을 결심을 다시 하면서 아침밥상을 마칩니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