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업 업무를 하면서도, 각 국가별로 선호도, 해마다, 각광받는 국가들이 유행처럼 바뀌어 갑니다. 무슨 말씀이냐면, 2000년에서 2015년 사이의 경우, 중국이 가장 매력적인 국가였습니다.
중국의 개혁개방,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인들의 높아진 구매력과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수많은 원자재, 중간재, 소비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았습니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2000년대 중국 관련 펀드는 집어넣었다 하면, 300%, 500%, 700% 수익을 내주는 요술램프 같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당시의 트렌드로 인해, 저 또한 중국어를 전공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일본어 전공자들이 취업에 조금 어러움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조금 줄어들었던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으로 파견 근무를 할 수 있는 포지션에 지원해서, 2년 가까운 시간을 중국에서 지내면서, 어학은 물론 문화, 사람들까지 속속들이 중국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중국에 공실이 많은 아파트들을 보며 언젠가 저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최근에 중국 부동산 위기론들이 붉어지는 것을 보니, 중국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 한국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중국 내에 일어서, 중국 내 진행되던 여러 한국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중국에 의존했던 한국 기업들이, 다른 투자처, 판매처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당시에 기업들이 눈을 돌렸던 곳이 중동, 북아프리카, MENA(Moddle East North Africa) 지역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남녀가 유별한 지역이어서, 여성들이 움직이려면, 아바야, 니캅, 히잡 등을 착용해야 하는 등, 다소 불편함이 있기에 남자 직원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뷰티 업계로 업종을 변경하며 중동 지역을 담당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아랍어에, 어렵게 비자를 내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가보면서, 색다른 경험, 경력들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2019년 이후 코로나19, 우한폐렴이 발발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직접 해외 진출이 성행하자, 아마존의 나라, 미국 진출이 뜨겁게 떠올랐습니다. 이때 또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해외 온라인 업무들을 맡으며 관련 지식들을 습득하였고, 좋은 실적 또한 내었습니다.
코로나19가 사그라 들어가던, 2021년 후반부, 일본 경제가 엔저, 아베노믹스 등으로 약간의 반등이 일어나자, 일본 시장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큐텐 등의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과 지리적인 가까움으로 인해, 일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기업들이 많아져서, 일본어 인력들이 시장에 필요했으나, 대부분중국어에 치우 처졌던 인력 시장에서 일본어 인력을 찾는 부분이 수월하지 않았습니다.중국어를 배우면서 한자를 익혔기에, 큐텐을 운영하며, 일본 시장에도 걸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으로, 미국 시장을 향한 수출에 여러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으로, 인도, 중동 등의 시장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기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들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생각해 보면, 저의 해외 영업 경력도 이러한 트렌드들을 잘 타고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중국어를 배웠다가 영어를 다시 잡았다가, 일본어를 익히면서,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며, 변모해 온 모습은, 어린 시절 배웠던 소설 속 주인 '꺼삐딴 리'를 닮은 것 같아서 웃음이 납니다. 뭐든 트렌드를 잘 타야 오래 멀리 가죠. 앞으로도 이 트렌드를 잘 타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