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도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찰흙 공예 과정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에 찰흙을 가지고,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찰흙' 시간에 생각 나는 모양을 그저 주물럭 거리며, 무조건 뭐라도 만들기 바빴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 초등학교 고학년부터였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요. - 찰흙에 손을 대기 전에, 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철사를 가지고, 만들고자 하는 뼈대를 만들고, 종이 노끈으로 이를 감는 과정이 요구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찰흙은 이 뼈대에 살만 붙이는 재료가 되었고, 공작물은 완성도가 높아져 갔습니다. 그리고 만든 결과물은 쉽게 주저앉거나, 변형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어느 날, 글 쓰는 부분에 있어서 '개요' 짜는 법을 배웠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서론, 본론, 결론도 배우고, 보조 문장, 중심 문장도 배워가며, 짜임새 있는 글을 쓰는 방법을 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찰흙 조형물과 같이 글의 '뼈대'를 개요를 만들면서 구성하고, 여러 문장과 표현으로, 찰흙에 살을 붙여가듯, 한 편의 글을 완성하며, 머릿속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쩌면, 지난해 말부터 했어야 하나 싶었지만, 올해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계획을 미처 세우지도 못하고 새해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찰흙 조형물을 만들 때처럼, 글을 쓰기 전에 여러 글감을 모아 개요를 짰던 것처럼, 올해, 지금 이 시점에는 보다 '디테일' 하게, 인생의 계획을, 그 뼈대를 다시 한번 그려보고 맞춰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직장인으로, 살아오면서 회사에서 시키는 연간 계획, 매출 목표들은, 자신을 갈아 넣어 만들면서, 정작 개인의 인생 계획은 늘 등한시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남은 인생은 길지 않을 수 있으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인생의 '뼈대' 다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사실, 이 글을 적다 보니, 그동안에 글을 너무 쉽게 썼나 자기반성 또한 하게 되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여진 시'가 생각이 납니다. 올해는 조금 더 글을 '뼈대' 있게 잘 써 보겠습니다.